'서울시장 출마' 김진애 "文정부, 다주택자 적대시는 문제" [공부하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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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 '도시공간정책포럼' 공동대표 김진애 열린민주당 원내대표
문재인 정부, 보수 야당, 언론 모두 비판한 김진애의 소신
"조세·금융·공급정책 세 가지가 자연스럽게 굴러가야"
"주택청과 주택도시부 논의 시작된 것 매우 반갑다"
오늘(2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는 김진애 열린민주당 원내대표(사진)는 도시정책 전문가다. 열린민주당은 "필요한 개발을 슬기롭게 이끄는 '진짜 개발'을 추진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거정책과 도시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김진애 원내대표의 강점을 어필했다.평생 도시정책 전문가로 살아온 김진애 원내대표는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로 보임되고 '도시공간정책포럼' 출범을 이끌며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 도시정책 전문가라 할 만한 인사는 없어 여당 의원들도 상당수 포럼에 참여했다.
김진애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소신을 가감 없이 밝혔다. 보수 야당 비판과 언론 지적뿐 아니라 때로는 문재인 정부의 문제점을 짚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중에서도 '다주택자 자체에 대한 반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들이 문제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쓸데없는 적대감을 많이 만들어 냈다"고 꼬집었다. 투기성이나 단타성 다주택자에 대한 조세 부과 등으로 해결하는 게 적절한 방향이란 설명이 뒤따랐다.여의도에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진애 원내대표의 구상이 여당 도시정책과 부동산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는데 출마를 통해 직접 주자로 뛰게 됐다.
서울시장 출마 선언 이전에 진행된 인터뷰는 김진애 원내대표가 주로 도시공간정책포럼의 배경과 의미를 설명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다음은 김진애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 최근 국토위로 사보임 하고 도시공간정책포럼도 본격적 활동을 시작했다.지난 6개월 법제사법위원으로 활동하다 최근 국토위로 보임됐다. 제가 18대 국토해양위에서 일했는데 당시엔 4대강 사업 진실을 파헤치고 뉴타운에 대응하느라 주택정책 일을 못했다. 21대 국회에 돌아올 때는 정말 주택정책에 대한 일을 하고 싶었다. 어쩌다 법사위에 배정돼 지난 6개월은 검찰개혁에 중점을 뒀다. 국토위에 들어와 주택정책을 논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고 본다. 사실 도시공간정책포럼이 만들어진 건 9월이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활발히 활동하지 못했다. 기치는 '활기찬 도시재생'과 '건강한 부동산 생태계'다.◆ '활기찬 도시재생'과 '건강한 부동산'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나.
도시와 부동산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도시개발과 주택개발은 붙여서 생각해야 한다. 오래된 도시들이 있다. 일시적 개발로 인해 노후화된 곳도 있다. 도시재생이라 하면 조그마한 마을 만들기만 뜻하는 건 아니다. 재건축, 재개발도 도시재생이다. 산업단지 조성 등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재생이다. 도시는 끊임없이 새로 탄생하는 공간인데 이를 보는 것이 활기찬 도시재생이다.◆ 포럼 창립 기념토론회에서 주택청 신설에 대해 언급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권한을 나눠야 하는데 가능할까? 여당이 언급한 주택도시부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부동산을 이야기할 때 불만인 것은 아파트만 갖고, 집값만 갖고 논한다는 거다. 부동산은 퀄리티 높은 집부터 소박하게 사는 집까지 다양해야 한다. 자기 집도 있어야 하지만 주택 취약층도 정책 대상자다. 다양한 수요가 건강하게 엮여 돌아가야 하는데 언론 보도를 보면 한 가지만 갖고 이야기 한다. 정책적으로는 부동산 생태계가 각지에 어떠한 연쇄 고리를 갖고 움직일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도시공간정책포럼은 이 두 가지를 위한 여러 과제들을 수행할 예정이다.
지금 여러 아이디어들을 내놓고 있다. 우선 주택청이나 주택도시부를 이야기하게 된 환경부터 반갑다. 주택문제는 항상 문제 있을 때만 빼고는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다. 공급 많이 하자는 용도뿐이다. 그렇게만 볼 게 아니다. 주거복지와 공간복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전반적인 주거안정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공급만 많이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통계도 중요하고 여러 수요 계층 수급 상태도 중요하다. 가격 동향도 잘 알아야 한다. 지역에 따라서 수요가 다른지도 분석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공급정책과 가격정책, 조세정책과 금융정책을 써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그러한 부분에는 약하다. 우리나라는 주택정책이 부동산, 건설 경기와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데 주거안정 측면에서 주택정책을 꾸준히 들여다보는 곳이 있어야 한다. LH는 공사라 사업체에서 할 수가 없다. 국토교통부는 건설과 교통 관련 업무를 아우른다. 주택만 갖고 하기에는 인력도 정책 구성도 부족하다. 그래서 제가 주택청을 이야기한 것이다.◆ 여당에 도시정책전문가가 눈에 띄지 않는다. 포럼에 민주당 의원들, 특히 국토위 의원들이 많다. 포럼 대표인 김진애 원내대표까지 있어 국토위에서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은데.
주택청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언급된 적 있다. 그런데 그때도 주로 주거복지에 대한 이야기만 됐다. 그 이후에는 여러 사정 때문에 못 했고. 이명박 정부 초기에도 논의는 있었는데 LH와 주택공사를 합치는 것으로 끝났다. 지금쯤이면 많은 국민들이 알 것이다. 공사에서 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저는 청 단위가 돼야 현장을 움직일 수 있다고 본다. 부가 되면 몸집이 무거워진다. 청은 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전문가들이 모일 수 있다. 책임성 있게 정책 제안도 할 수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주택도시부라고 표현을 했는데, 저희가 앞으로도 논쟁을 하겠지만 그렇게 해봐야 부를 하나 더 만드는 것이다. 부가 되면 폼만 잡는다. 저는 그게 아니라 순발력 있고 꾸준하고 추진력 있게 하려면 주택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주택복지와 연결된다. 공공임대가 늘어나면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할지가 문제가 된다. 민간임대에도 어떻게 지원하고 수요 관리가 되는지 지속적으로 챙겨야 한다. 기동성이 중요한 것이다. 복지를 다루는 게 앞으론 훨씬 더 중요해질 것이다. 이런 부분을 잘하려면 사회 운영체계에서 움직이는 조직이 연계돼야 하는데 주택청이 더 이점이 있다고 본다.
도시정책전문가가 없는 것은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마찬가지다. 도시전문가가 국회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건설사업가들은 국회에 꽤 들어왔다. 이들이 도시정책을 잘 아는 건 아니다. 특히 건설업체는 기본적으로 '토건 마피아'적 성격이 있다. 진정한 도시정책을 잘 아는 사람은 많이 없는 것 같다. 저는 공부도 하고 현장도 가봤던 사람이다. 도시정책이 잘 펼쳐질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 두 번째 포럼에서는 '언론과 부동산'을 주제로 논했다.
그동안 메이저 언론과 부동산 산업의 연결고리가 없을 수 없었다. 부동산 기업을 소유한 사람이 언론을 소유한 경우도 많다. 광고 수입도 많다. 실제로 부동산 포털을 직접 운영하는 언론사도 있다. 유착이라고까지 표현은 않더라도 네트워크는 있는 것이다. 저희가 포럼에서 제기한 것은 언론에서 부동산 광고가 많은 매체일수록 정부 비판이 강하다는 것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임대주택 논란도 언론 문제에서 기인했다고 보나.
언론도 사업체이기에 경기를 띄우는 것을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우리나라 전체 주택정책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가에 대한 컨센선스(합의)가 없는 건 문제다. 부동산은 각자의 많은 입장이 있기에 불만이 있을 수 있다. 언론은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 방향이 어떻게 돼야 하는지에 대한 컨센선스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여기서 벗어나는 정부 정책이나 비리, 시장 상황 문제를 짚어줘야 한다. 쉽지 않은 주문인 줄 알지만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론이 시작했고 국민의힘이 쟁점화시켰다.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공공임대주택 부족은 우리가 부끄러워해야 한다. 8%밖에 안 된다. 15%까지는 가야 안정성이 생긴다. 6평, 8평짜리도 대기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간 곳은 13평짜리다. 이를 폄하하고 거기에 사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건 안 좋다고 본다. 공공임대는 더 늘렸으면 한다. 조금 더 큰 평형을 만들어 집을 안 사도(buy) 살(live)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이 현장에서 안착될 수 있게 언론이 더 도와줬으면 좋겠다.◆ 그동안의 주택정책과 도시정책에 대한 총평을 하자면.
부동산과 도시개발 관련 문제는 우리가 조그마한 정책을 갖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큰 사이클과 연관돼 있다. 금융정책, 조세정책, 주택공급 정책이 모두 잘 맞물려 가야 한다. 제가 문재인 정부에서도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부분도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거품을 띄우는 역할을 했다. 그때는 너무 가라앉아 있었다. 박근혜 정부 때는 특히 대출을 늘려줬다. 소비자들도 여기에 익숙해졌다. 이게 부동산 값을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른바 임대차 보호법은 박근혜 정부 때 했으면 최고였다. 그때 시행했으면 여러 문문제들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하려고 했으나 지금은 부동산이 올라가는 시기여서 부작용이 크고 길게 가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잡히긴 할 것이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잘못한 건 임대사업자 등록에 대해 인센티브를 준 것이다.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갖고 한 게 불씨를 만들었다.◆ 집값 상승 이슈는 임대차 3법 등 주택문제와도 연관 있는데 법사위에 있었지 않나.
핀셋 정책도 문제다. 부동산 정책은 여기저기서 터지는 문제다. 어느 정도 컨트롤이 되면 핀셋이 먹히지만 이게 안 되는 이유가 있다. 누가 코로나19로 초저금리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했겠는가. 지금은 핀셋을 피해 다른 곳으로 간다. 우리나라 정도로 개발이 된 곳에서는 써선 안 되는 정책이다. 지금은 저금리 유동성이 언제 가라앉을지 모르지만 핀셋 정책 자체를 생각해야 한다.
다주택자 자체에 대한 적대감도 문제라 본다. 진짜 문제가 되는 다주택자는 단타 투기를 하는 사람이다. 이건 건강한 부동산을 해치는 것이므로 문제 삼는 게 맞다. 이런 사람들한테 보유세나 양도소득세를 물려야 하는데 그걸 못하면서 뭉뚱그려 '다주택자가 문제'라 하고 있다. 그러면서 쓸데없는 적대감을 많이 만들어 냈다. 단타 투기성 부분들, 재건축에 투자하고 환수 안 하고 팔아버리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큰 방향은 제대로 잡고 있는데 금융정책과 주택공급 부분 정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법사위에 있으면서 좋았던 게 임대차 보호법안을 처리한 것이었다. 저는 올해 말에나 통과될 줄 알았는데 빠르게 처리됐다. 임대차 보호법에 대해 많이 얘기하는데 전월세 신고제는 국토위 소관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 해야 했던 것을 내년 6월에나 하는데 이런 것들이 늦어져서 속상했다. 나아가 임대차 5법이라고도 하는데, 표준임대료 만드는 것과 임대차 분쟁 조정에 대해 필수요건으로 하는 부분이 있다. 표준임대료는 굉장히 필요한 일이다. 여러 교란이 되고 있는 게 신규 아파트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표준임대료가 되면 그 지역의 기본이 정해진다. 그건 전월세 신고가 돼야 또 가능한 일이다. 이런 것에 대한 기본이 아직 안 잡혀 있어 국토위에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 하락에 주택문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지?
정당 지지율은 크게 문제가 되는 것 같진 않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조금 빠졌다가 오른 것 같다. 검찰개혁에 대한 피로도가 영향을 크게 미쳤다고 본다. 부동산에 대한 것은 부정적 소회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묶어주는 역할이 컸을 것이다. 열린민주당은 중도 실사구시를 표방하는데, 우리는 문재인 정부를 믿고 지지를 했으나 개혁 속도에 실망한 사람을 끌어와야 하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문제도 주요 이슈가 될 것이다. 서울은 어떻게 보나?
야당은 부동산 이슈가 조금 더 커졌으면 하는 입장일 것이다. 도시에서는 부동산이 아닌 주택정책과 도시정책이 주요하다고 본다. 서울시장 선거든, 부산시장 선거든 우리가 개인의 부동산에 너무 함몰되면서 큰 비전을 잊어버렸다. 부산 같은 경우에는 동남권의 세계도시로 어떠한 비전을 가질 것인지. 서울은 메트로폴리탄 서울로 광역권까지 포괄하는 어떠한 역할을 할지에 대한 비전을 시민들께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김진애 원내대표가 생각하는 도시공간, 주택정책의 지향점과 가치는 무엇인가?
그렇게 물어보면 저는 간단히 답을 한다. 제가 평소에 이야기 하는 게 점심 먹고 15분만 산책하는 곳이 어디에나 있으면 좋겠다는 거다. 공원 크게 만드는 것보다 걷기 좋은 곳 찾기가 쉽지 않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느낀 게 옥상이 오아시스였다. 지금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이때, 도시는 어느 때보다 개인적 공간과 일상에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저는 코로나 시대에서 배워야 한다고 본다. 외국에 가보면 고밀개발을 하면서도 사이사이 여유 있는 곳이 많다. '같이 살면서도 따로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할 때라고 생각한다.[공부하는 국회]는 21대 국회 개원 후 의정활동뿐 아니라 각종 '공부'를 해온 모임과 의원들을 소개합니다. 한경닷컴은 보다 수준 높은 의정활동을 위한 국회 풍토 조성에 힘을 보태자는 취지로 [공부하는 국회]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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