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비리' 유죄 판단한 법원…조국 딸 조민도 기소될까

법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입시비리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면서, 이번 판결이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나머지 수사와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조 전 장관의 유죄 가능성과 자녀들의 기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2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2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전날 정 교수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하고 그를 법정구속했다. 정 교수의 총 15개 혐의 중 11개가 유죄로 인정됐다. 사모펀드와 증거인멸 의혹은 구체적 혐의마다 유·무죄가 엇갈렸지만, 표창장 위조와 공주대·서울대·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허위 인턴 의혹 등은 모두 유죄로 판단됐다.

조민, 입학 취소되고 기소되나

당장 정 교수의 딸 조민씨가 업무방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조씨는 이미 입시비리 관련 고발장이 접수돼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11월과 12월 일찌감치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을 각각 재판에 넘겼음에도 자녀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는 현재까지 보류하고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증거가 부족해 조씨를 기소하지 않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녀까지 기소하는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감 때문에 1심 판결까지는 지켜보자고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법부의 판단이 나온 만큼 딸 조씨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검토할 시점도 임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사건에서도 지난해 5월 아버지 교무부장 현모씨의 1심 유죄판결(징역 3년6개월)이 나온 뒤 같은해 7월 쌍둥이 자녀들이 기소된 바 있다.한 법조계 관계자는 “딸 조씨의 경우 무혐의 처분은 어려워 보이고, 사실상 기소와 기소유예 두가지 처분이 남아 있다”며 “조씨가 미성년자라거나 반성을 하고 있다는 등 참작 사유가 마땅치 않아보여 기소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서울중앙지검 특별공판1팀)이 정 교수의 판결문 내용 등을 살펴보고 (조씨의 사법처리 방향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조만간 기소여부가 결정될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사법처리 방향과 별개로 현재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조씨의 입학이 취소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재판부가 전날 “조씨의 최종 점수와 최종 합격을 하지 못한 16등의 점수 차이는 1.16점에 불과하므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의 수상경력이 없었다면 조씨는 부산대 의전원에 합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시했기 때문이다.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전날 SNS에 “부산대 총장은 부정 입학자 조씨를 즉각 퇴학 조치하라”고 촉고하기도 했다. 임 회장은 조씨의 의사 국가시험 필기시험 응시의 효력을 이번 입시비리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정지하도록 하는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국 전 장관 재판, 빨간불 켜졌나

정 교수의 입시비리 등 세 가지 혐의에서 공범으로 지목된 조 전 장관 재판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재판부는 전날 정 교수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와 아쿠아펠리스호텔 인턴증명서 위조 의혹에 대해 조 전 장관이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증거은닉교사 혐의도 마찬가지다.

정 교수의 아들 조모씨도 현재 입건된 상태다. 다만 아들 조씨의 경우 정 교수와 공통된 혐의는 없어, 이번 정 교수의 판결이 직접적으로 아들 조씨의 사법처리 향방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진 않을 전망이다. 다만 조 전 장관 재판 결과에 따라 아들 조씨의 기소여부는 판가름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조 전 장관은 아들 조씨를 위해 서울대와 한 법무법인의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하고, 아들이 재학한 미국 조지타운대의 시험문제를 대신 풀어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