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 사상 처음 GDP 넘어섰다…코로나로 채무부담도 늘어

명목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 최초 100% 돌파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171%
기업신용 규모도 처음 명목GDP 웃돌아
국민 혈세로 갚아야 하는 적자성 국가채무가 2021년 59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에는 9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가계 빚이 사상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내집 마련과 전세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24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명목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101.1%를 기록했다.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를 돌파했다. 가계신용 규모는 1940조6000억원으로 명목GDP(1918조8000억원)를 사상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친 수치로, 가계 부채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명목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2018년 2분기 90%를 돌파한 후 매분기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급증하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 3분기 주택담보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고, 신용대출도 6.8% 늘었다.

코로나19로 가계 소득증가율이 정체되면서 채무상환부담은 더 확대됐다. 3분기말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71.3%로 전년 동기보다 10.7%포인트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기업신용 규모도 3분기를 기준으로 명목GDP를 최초로 웃돌았다. 명목GDP 대비 기업신용 규모는 110.1%로 작년보다 9.2%포인트 올랐다. 기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78.5%에서 올해 6월말 81.1%로 상승했다.

기업도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회복이 지연되면서 유동성 사정이 악화됐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인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상반기 4.4배에서 올해 상반기 3.5배로 줄었다.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 비중은 올해 상반기 42.4%로 작년 상반기보다 5.1%포인트 상승했다.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회사를 뜻한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