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 노조 무너뜨린 용역업체 대표 아들 구속

끝까지 남아있던 노조원은 퇴사 직후 뇌출혈로 숨져
부당노동행위 혐의 구속 수사는 약 5년 만에 처음
환경미화원들의 노조를 갖은 수단으로 탄압해 결국 와해시킨 경북 봉화군의 한 청소용역업체 대표 아들이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구속됐다. 2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동부 영주지청은 전날 봉화군에 있는 청소용역업체 대표의 아들인 A씨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2015년부터 부친이 운영하는 청소용역업체에서 작업반장으로 근무하던 중 2018년 4월 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하자 탈퇴를 종용하고 말을 안 들으면 급여와 인사 등 불이익을 주겠다며 압박했다.

A씨는 노조를 탈퇴한 노동자들을 모아 제2 노조를 만들었고 이 노조는 곧 과반수 노조가 됐다. 기존 노조에 B씨 1명만 남게 되자 A씨는 B씨에게 가로 청소 작업을 혼자 하도록 하거나 올해 상반기 전 직원에게 지급한 성과급을 B씨에게는 전혀 주지 않는 등 괴롭혔다.

직원들 앞에서 여러 차례 B씨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B씨가 올해 7월 사직해 노조는 결국 와해했다. B씨는 일을 그만둔 지 5일 만에 배우자와 4명의 자녀를 남겨둔 채 뇌출혈로 숨졌다.

김일섭 영주지청장은 "부당노동행위 혐의에 대한 구속 수사는 2016년 1월 이후 약 5년 만에 처음"이라며 A씨의 구속에는 사안의 중대성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