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마켓+] '스위트홈'·'경이로운 소문' 대박났다고…"묻지마 투자 주의하세요"

'이태원 클라쓰'·'경이로운 소문'·'스위트홈'…웹툰 원작 인기
"웹툰·웹소설 판권 미리 확보하자"…경쟁 치열
"일간 순위 1위 작품은 다 팔렸다고 봐도…"

묻지마식 판권 구입, 우려의 목소리도
/사진=넷플릭스 '스위트홈', OCN 주말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증권가에서 가장 '핫'한 종목은 국내 최대 드라마제작사인 스튜디오 드래곤이었다. 지난 18일 8만 원 초반에 거래됐던 스튜디오 드래곤은 그들이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의 세계적인 인기와 OCN 주말드라마 '경이로운 소문'까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신드롬을 일으키며 인기를 모으면서 기대 심리가 주가에 반영된 것. 스튜디오 드래곤 주가를 끌어올린 두 개의 작품 '스위트홈'과 '경이로운 소문' 모두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이들 작품 외에 현재 방영 중인 tvN 수목드라마 '여신강림', 카카오TV '며느라기' 등도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또한 내년에만 SBS '모범택시', JTBC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무빙', tvN '나빌레라', '간 떨어지는 동거' 등 웹소설, 웹툰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대거 쏟아진다.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 JTBC 금토드라마 '허쉬', tvN 주말드라마 '철인왕후' 등 소설과 다른 나라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작품까지 더하면 원작이 없는 작품이 더 드문 상황이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인기를 산다"

/사진=tvN '여신강림' 웹툰 버전 포스터
웹툰, 웹소설의 영상화 작업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다만 이전엔 소수의 유명작을 중심으로 판권 계약이 이뤄졌다면 최근엔 "웹툰, 웹소설 플랫폼에서 일간 순위 1위에 오른 작품은 대부분 판권이 팔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다수 완결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이 이뤄지고, 때에 따라 1, 2회만 공개됐을 때부터 판권 계약 논의가 진행되기도 한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웹툰, 웹소설 시장이 커지면서 영상화할 수 있는 질 좋은 작품들도 많이 늘어났다"며 "무엇보다 웹툰, 웹소설은 모두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행작의 경우 원작의 팬층이 드라마 시청층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좋은' 원작을 차지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제작비가 천문학적으로 예상되는 스케일이 큰 작품을 제외하고, 드라마 제작사나 방송사가 독자들의 시선을 잡는 작품을 보고 판권 구입을 위해 접촉했을 때 "이미 팔렸다"는 답을 듣는게 부지기수라는 것. "1, 2회를 보고 좋은 작품이다 싶을 땐 플랫폼사에 연락해 기획안을 요청하거나, 미팅을 진행하기도 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한 드라마 판권 담당자는 "일반 소설의 경우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웹 소설, 웹툰의 가격은 많이 오른 편"이라며 "달라진 위상을 느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명작은 1억부터, 2억 원까지…"


최근 드라마 업계에서는 한 유명 웹툰 원작이 2억 원에 계약이 체결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제작사 PD는 "원작 판권 계약금은 작품에 따라 워낙 차이가 커서 '평균적으로 얼마다' 하기엔 무리가 있다"면서도 "사람들이 이름을 들어보고, 알만한 작품의 경우 통상적으로 1억 원 수준에 계약이 진행된다"고 귀띔했다.
/사진=OCN 주말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웹툰 버전 포스터
또 다른 관계자도 "몇 년 전과 비교해 2배가 올랐다, 3배가 올랐다 말하긴 어렵지만 대중들도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이미 여러 원작을 히트 시킨 작가의 경우엔 계약금이 더 오를 수 밖에 없다"며 "(네이버, 카카오와 같이 웹툰 저작권을 갖고 있는) IP사에서도 제작사의 이름과 규모, 영상의 실현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 계약을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IP사의 입김이 이전보데 세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


"묻지마식 구매, 경계해야"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 JTBC '이태원 클라쓰' 등 드라마가 '대박'을 터릴 경우, 먼저 드라마 시청자들이 원작 웹 소설, 원작 웹툰을 찾아 보는 선순환 구조도 가능한 만큼 IP사에서도 "돈만 보고 계약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요즘 드라마로 만들만한 웹툰, 웹소설은 이미 다 팔렸다는 말까지 나오다 보니, '묻지마' 식으로 마구잡이로 IP를 사들이는 '업자'들도 있다"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JTBC '이태원 클라쓰', 웹툰 /사진=카카오페이지
특히 몇몇 웹툰, 웹소설의 경우 원작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캐스팅과 작품성으로 원성을 받으며 흥행에도 실패한 사례가 여럿 나온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드라마 고위 관계자는 "'직장의 신', '수상한 가정부',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이 흥행하면서 일본 원작 드라마를 쓸어모으듯 원작을 구매하는 흐름이 있었다"며 "그때 구입한 리메이크권을 아직까지 만들지 못한 사례가 여럿이다. 웹툰, 웹소설 역시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반면고사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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