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뉴 미니 쿠퍼 컨트리맨'…재미에 공간까지 잡다[신차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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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기자의 [신차털기] 82회
△ 뉴 미니 쿠퍼 컨트리맨 시승기
▽ 미니 특유의 디자인·주행감성
▽ 성인 4명도 쾌적한 공간까지 갖춰
▽ '미니 기준' 첨단 기능도 대거 늘려
"한국은 역동적인 국가인 동시에 도심과 자연이 공존하는 환경을 갖췄다. 미니 브랜드와 완벽하게 어울린다."
올 6월 베른트 쾨버 미니 브랜드 총괄이 '뉴 미니 쿠퍼 컨트리맨' 월드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행사)를 한국에서 열며 한 발언이다.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변화를 받아들이고, 도시적이면서도 자연과 함께하려는 미니의 지향성은 뉴 미니 쿠퍼 컨트리맨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컨트리맨은 경차만 보유했던 미니가 2011년 선보인 4도어 스포츠 액티비티 비히클(SAV)이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이번에 만나본 차량은 2세대 컨트리맨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작고 불편한 미니를 크게 만들어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이지만,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컨트리맨은 미니가 아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직접 만난 컨트리맨은 이전 모델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조금 더 각진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와 새로워진 디자인의 그릴·범퍼를 달고 있었다. 후면부에서는 리어램프가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 형태로 점등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외관보다는 실내 변화가 더 크게 와닿았다. 우선 미니의 상징과 같았던 아날로그 계기판이 사라졌다. 아날로그 계기판이 있던 자리는 3분할된 디지털 클러스터가 자리잡았고 컨바이너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더해져 속도와 내비게이션 등을 보다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원형 LED 조명으로 장식된 메인 디스플레이 역시 8.8인치로 커졌다. 애플 카플레이, 음성비서 아마존 알렉사,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 등의 첨단 기능은 덤이다.통상 미니는 '작고 재미있는 차'를 지향하기에 일부 차량은 실내 공간이 협소해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미니 컨트리맨은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도 성인이 타기에 여유로웠다. 신형 컨트리맨의 전장·전폭·전고는 4295·1820·1555mm로, 신장 175cm 내외인 성인 4명은 큰 불편함 없이 탈 수 있다.
도심과 아웃도어 취미활동을 아우를 수 있도록 적재공간도 여유롭다. 뉴 미니 컨트리맨 트렁크 용량은 450L이며, 뒷좌석을 접으면 1390L까지 확장된다. 전동식 트렁크가 적용돼 힘껏 여닫지 않아도 된다는 점 역시 장점이다. 물론 보기에 따라선 전동식 트렁크는 요즘 당연한 기능이고 용량도 넉넉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미니라는 브랜드를 감안하면 큰 진보라고 할 수 있다.시동을 걸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자 미니 컨트리맨은 제법 경쾌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컨트리맨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 토크 35.7kg.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일반적인 소형 SUV에 비해 최고출력은 다소 낮지만, 토크가 상대적으로 높기에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다. 미니 브랜드에서 역동적인 성능을 원한다면 '존 쿠퍼 웍스(JCW)' 모델을 선택해야 한다.여느 SUV보다 민첩한 조향 감각과 지면의 굴곡이 미세하게 느껴지는 승차감도 매력적이었다. 미니는 낮은 속도에서도 레이싱을 하듯 조향이 민첩하고 지면을 훑는 승차감이 매력인 브랜드다. 소형 SUV로 덩치를 키웠지만, 컨트리맨에서도 그러한 특성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시승 과정에서 연비는 13.2km/L를 기록했다.
다만 푹신하고 편안한 승차감의 소형 SUV를 선호한다면 미니 컨트리맨은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다. 노면에서 진동과 함께 올라오는 소음도 어느정도 존재하는 편이다. 첨단 기능이 많이 추가됐다고 하지만 최근 많이 보급되고 있는 반자율주행 등은 지원하지 않는다. 4000만원대인 가격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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