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확산 영국에 "백신 2회 접종 대신 대상확대" 의견

블레어 전 총리 '면역범위 넓히는 게 시급' 주장
의학계 "정책 수정하려면 새 임상시험 필요" 반론
전파력이 강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종이 발견된 영국에서 두 차례 접종을 기본으로 하는 백신을 1회로 줄이는 대신 접종 대상을 확대하자는 제안이 나왔다.한 사람에게 두 차례씩 백신을 접종하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이 한 번이라도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정책을 수정하자는 주장이다.

23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B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백신을 접종할 때까지 심각한 폐쇄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며 백신 분산 정책을 제안했다.

정부가 확보한 백신을 모두 1회차 접종에 사용해 당초 계획보다 두 배 많은 국민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다.블레어 전 총리는 "저장과 운송이 쉬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사용 승인을 받으면 같은 방법으로 사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접종해 면역 체계를 형성한 뒤 다음 백신이 들어오면 2회차 접종을 시작하자는 주장이다.
보건부 면역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솔즈베리 교수도 가디언에 "지금 상황에서 가능한 많은 고위험군에 백신을 접종하는 게 최선"이라며 "그 뒤에 2회차 접종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의학 저널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1회차 접종으로 91%의 효과가 있고, 2회차 접종을 하면 95%의 효과가 있다"며 "더 많은 사람에게 접종하는 게 정당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가 승인한 화이자 백신은 두 차례 접종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1회차 접종을 한 뒤 3주 후에 2회차 접종을 해야 95%의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 때문에 두 차례 접종 대신 다수에게 1회 접종하는 방식으로 백신 정책을 수정하자는 블레어 전 총리의 주장은 너무 위험하다는 등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영국 내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를 분석 중인 신규 호흡기 바이러스 위협 자문그룹의 웬디 바클레이 임피리얼 칼리지 바이러스학 교수는 "화이자 백신은 2회 접종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그 효과도 2회 접종에 맞춰져 있다"며 "지금 백신 정책을 수정하려면 임상시험을 통해 더 많은 분석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