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일(嫌日)의 시대 '지일(知日)'을 말하다…일본 유학·취업 필독서

《일본에 대한 새로운 생각》

최인한 지음
시사일본어사 / 120쪽│1만1500원
국내 시장이 작은 한국의 취업준비생들에게 이웃 나라는 분명 기회의 땅이다. 우리와 하루 생활권인 일본은 세계 3위 경제 대국이며, 11년째 진행된 인구감소로 젊은 노동력이 부족하다. 올 9월 출범한 스가 정권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것도 취업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중략) 한국 젊은이들이 긴 호흡으로 일본 취업에 도전해보길 권하고 싶다.



최인한 시사아카데미 일본경제사회연구소장(경희사이버대 일본학과 교수)이 지은 《일본에 대한 새로운 생각》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원고지 7~8매 분량의 짧은 글 한 꼭지에 일본 취업 관련 여러 최신 지식과 향후 조망을 알차게 담았다.가령 “한·일 양국이 10월8일부터 시행한 ‘기업인 특별입국 절차’를 통해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는 세부 근황부터 “일본에 취업하는 한국인 수는 2013년 3만4100명에서 2018년 6만2516명까지 급증했다”는 거시 통계,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문화산업 등에서 한국 인재들이 활동할 공간이 더 넓어질 것 같다”는 분야별 전망까지 아우르는 점이 그렇다.

일본의 정치·경제·사회 이슈에 대해 저자가 써온 신문 칼럼을 엮은 책이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독자들이 일본 관련 기초지식을 쌓을 수 있게끔 ‘키워드’를 보충해 읽는 재미를 더했다. 저자는 “표피적 뉴스에 빠지지 않고 내면 구조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저자는 한국경제신문 도쿄특파원, 편집국 온라인 총괄 부국장과 한경닷컴 이사 뉴스국장, 한경일본경제연구소장 등을 거쳤다. 31년간 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하는 동안 3차례 일본에 거주하면서 취재 현장에서 양국 변화상을 지켜본 저자는 ‘지일(知日)’과 ‘용일(用日)’, 즉 일본을 어떻게 볼 것인가와 일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국내에서 ‘반일(反日)’과 ‘혐일(嫌日)’이 넘쳐나는 시대에 드물게 글로벌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견지한 게 포인트다. “그래야 대한민국의 지속적 발전과 국민들의 삶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저자는 되풀이 강조한다.책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의 25개 키워드로 30여년간 이어지는 저성장과 인구감소 시대의 일본을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보다 10~20여년 앞서 저출산, 고령화, 인구감소 시대를 겪고 있는 일본 사례를 면밀히 관찰해 잘 활용하면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할 방향을 잡는 데 훌륭한 길라잡이가 될 수 있다는 것. 취업난을 겪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노동력 부족으로 구인난에 봉착한 일본 시장에서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짚으며 과감한 일본 시장 진출도 제언했다.

특히 저성장기에 들어선 국내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약 10년 전부터 늘어나고 있는 한국 젊은이들의 일본 취업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귀띔했다. 타깃 독자를 특히 일본 대학·대학원 입학, 일본 기업 취업 준비생으로 설정한 이유다.

이 책은 대학 입학이나 기업 입사에 필요한 논술, 자기소개서, 면접 등에 필요한 글쓰기 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책의 내용뿐 아니라 제한된 지면에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간결한 문장과 논리적 구성은 입학과 취준생들의 입사 대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은 추천사에서 “단순한 혐일은 극일의 길이 아니다. 지일이야말로 극일의 지름길”이라며 “이 책은 기업인과 취업준비생, 학생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종윤 전 한일경제협회 부회장도 “일본 사회의 핵심을 이해할 수 있는 25개 키워드로 구성됐다. 일본에 관심을 갖고 일본 관련 일을 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일독을 권한다”고 썼다. 최상철 일본 간사이대 상학부 교수 역시 “저자는 지금이야말로 지일이 필요하다는 시각으로 이 책을 썼다. 일본의 시행착오와 실패의 역사에서 한국이 배울 점은 여전히 많다는 메시지”라면서 추천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