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法 비판한 임종석…"대통령 외롭지 않도록 할일 찾겠다"

"선민의식·기득권…일말의 책임감 찾아볼 수 없어"
올해 1월 '2018년 지방선거 개입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임종석 전 실장. / 사진=한경 DB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사진)이 검찰과 법원을 비판하며 “대통령께서 외롭지 않도록 할 일을 찾아야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맡고 있지만 일선 정치에선 한발 물러나 있던 그가 정치활동 재개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임종석 전 실장은 2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의 태도’와 ‘법원의 해석’을 거론하며 “단단한 눈 뭉치에 정면으로 이마를 맞은 느낌이다. 정신이 번쩍 든다”고 했다.전날 서울행정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 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 윤 총장이 직무에 복귀하는 데 대한 언급으로 보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청구하고 징계위원회 결정을 거쳐 문재인 대통령이 재가한 윤석열 총장 징계가 사실상 무산된 셈이다.

임종석 전 실장은 검찰과 법원을 겨냥해 “너무도 생경한 선민의식과 너무도 익숙한 기득권의 냄새를 함께 풍긴다. 사실과 진실을 쫓지 않는다”면서 “정치적 판단을 먼저 하고 사건을 구성한다.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한 구분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각각의 구성원과 기관들이 끊임없이 성찰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 제도는) 쉽게 무너져내린다. 지금 검찰과 법원이 서슴없이 그 일을 하고 있다”며 “도구를 쥐여주고 심부름을 시켰는데 스스로 만든 권한처럼 행사한다.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염치도 자신들의 행동이 몰고 올 혼란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도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그는 “손 놓고 바라보아야 하는 내 모습이 너무 비참하고 무기력하고 무책임하게 느껴진다. 민주주의가 너무 쉽게 약해지지 않도록, 대통령께서 외롭지 않도록 뭔가 할 일을 찾아야겠다”면서 “담벼락에 욕이라도 시작해보자. 다시 아픈 후회가 남지 않도록”이라고 썼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