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변동성 커지면 내년 국채 매입 늘릴 것"
입력
수정
지면A5
2021 통화신용정책 방향 발표한국은행이 내년에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경기가 보다 위축되면 기준금리 이외 정책으로 대응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국고채(국채)를 매입하는 방식 등을 통해서다.
"경기위축 땐 금리 外 정책 대응"
한은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한은은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 도달할 수 있도록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올해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내린 데 이어 지난 5월 사상 최저인 연 0.5%로 추가 인하했다.한은은 “경기 부진이 깊어질 때에 대비해 기준금리 이외 정책수단의 효과적 활용 방안을 검토하겠다”고도 설명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연 0.5%로 내려간 만큼 추가로 금리를 내리기보다는 국채 매입 등 다른 정책수단을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국채 수급 불균형 등으로 장기시장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국채 매입을 늘릴 것”이라며 “필요할 때 국채 매입 시기·규모 등을 사전에 공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11조원어치 국채를 매입한 바 있다.
한은이 국채 매입을 늘리겠다고 언급한 것은 내년 국채 발행 물량이 증가하는 것과 맞물린다. 정부는 내년에 국채 176조50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을 세웠다. 올해보다 1조9000억원가량 늘어나는 데 불과하지만 2016~2019년 연평균 발행 규모인 100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국채 공급이 늘면 채권 가격이 하락해 시장금리가 치솟는다.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로 낮춘 한은이 이 같은 구축효과(정부가 국채 발행 확대로 시장금리를 밀어올려 민간 소비·투자 활동을 위축시키는 것)를 차단하기 위해 국채 매입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또 “완화된 금융여건 아래에서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민간신용 증가 등 금융 불균형 위험에 한층 유의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로 내려가면서 가계부채가 치솟고 부동산 가격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을 고려해 통화정책을 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