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백신 접종 앞둔 아르헨티나, '맞아도 되나' 논란 지속

러시아 밖에선 처음으로 내주 접종…야권 "승인 근거 밝혀야"
러시아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을 앞두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안전성 등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아르헨티나 제1야당 '변화를 위해 함께' 소속 하원의원들은 25일(현지시간) 보건당국을 향해 "러시아 스푸트니크 V 백신 사용을 신속하게 승인하는 과정에서 어떤 점을 고려했는지"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고 현지 일간 라나시온이 전했다.

의원들은 러시아가 진행한 이 백신의 임상시험 자료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어떤 과학적인 연구가 백신 승인의 근거가 됐는지를 대중에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3일 아르헨티나 보건당국은 스푸트니크 V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러시아와 벨라루스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였다.

곧바로 스푸트니크 V 30만 회분이 전날 아르헨티나에 도착했고, 내주 초부터 접종이 개시될 예정이다.

당국은 15∼59세의 기저질환자, 60세 이상, 의료계·교육계 종사자, 경찰 등을 대상으로 접종 희망자를 모집 중인데 수도 외곽의 부에노스아이레스주에서만 10만 명 이상이 신청했다고 현지 텔람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가 러시아를 제외한 국가 중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접종하는 첫 국가가 되는 것에 대해 불안감과 의구심도 가시지 않고 있다.

벨라루스는 내년에 접종을 개시할 예정이다.

스푸트니크 V는 지난 8월 러시아에서 전 세계에서 최초로 등록했다고 밝힌 코로나19 백신이다.그러나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을 거치기도 전에 등록된 것이어서 대부분의 서구 선진국들은 외면했다.

러시아 내에서도 접종을 원치 않는다는 국민이 과반일 정도로 불신이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조차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르헨티나인들의 불안감을 더 키우기도 했다.

68세인 푸틴 대통령은 지난 17일 현재 백신 접종 대상은 18∼60세라며 아직 자신에게 차례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60세 이상에 대한 스푸트니크 V 임상시험은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다.

아르헨티나의 한 야당 정치인은 최근 정부가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 백신을 사들이면서 관련 정보도 충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보건장관 등을 고발하기도 했다.

61세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대중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자신이 가장 먼저 백신을 맞겠다고 말한 바 있다.스푸트니크 V를 개발한 러시아 연구소도 이날 러시아 언론을 통해 고령자 대상 임상시험에서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