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rtment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 자신있다’고 했던 작년 말 문재인 대통령의 장담과 달리 올 한 해 부동산 가격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다. 서울 강남에서 시작한 랠리는 정부의 잇따른 헛다리 규제를 비웃으며 ‘풍선효과’를 타고 전국으로 확산됐다. 자칫하다간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없겠다고 판단한 30~40대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나서야 했다.
B BTS, 한글 가사로 '빌보드 1위' 쾌거
BTS 방탄소년단이 K팝 역사를 새로 썼다. 9월 ‘다이너마이트’로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11월엔 한국어 가사로 된 ‘라이프 고즈 온’으로 다시 1위를 거머쥐었다. 비영어권 곡이 차트 데뷔와 동시에 톱에 오른 것은 62년 역사에서 처음이었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58조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으며 증시에 데뷔했다.
C 팬데믹 1년…220國 8000만명 확진
COVID-19 작년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처음 확인된 코로나19는 올해 전 세계로 확산되며 인류를 송두리째 삼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월 세계적인 대유행을 뜻하는 ‘팬데믹’으로 규정했다. 세계 220여 개국에서 유행해 확진자는 8000만 명, 사망자는 175만 명에 육박했다. 최근 영국에서 기존보다 전파 속도가 최대 70% 더 빠른 변종이 발견돼 공포감을 키우고 있다.
D AI·로봇이 앞당긴 디지털 경제
Digital economy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이 꽃을 피우면서 올해 디지털 경제는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은 디지털 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생산 유통 소비 등 경제활동 전 과정이 디지털화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특히 한국의 전자상거래는 소매유통 시장에서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E 기업 생존 키워드가 된 'ESG 경영'
ESG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이니셜을 딴 ESG는 올해 급부상한 경영계의 화두다. ESG를 소홀히 하면 불이익이 상당하다. ESG 투자를 표방하는 펀드들이 해당 기업 주식을 사들이지 않고 글로벌 기업에 부품이나 소재를 납품하는 것도 힘들어진다. 기업들이 앞다퉈 ‘ESG 경영’을 발표하고 전담조직 신설을 서두르는 이유다.
F '침체 막아라'…역대급 돈풀기 경쟁
Fiscal policy 코로나19의 충격파를 이겨내기 위해 올해 세계 주요국들은 막대한 규모의 재정정책을 앞다퉈 시행했다. 한국은 네 차례에 걸쳐 총 67조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국고채 발행량은 당초 계획보다 40조원 이상 많은 174조5000억원에 달했다. 미국도 올해 2조8000억달러(약 30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예산을 투입해 ‘급한 불’을 끄느라 안간힘을 썼다.
G 골프에 지갑여는 2030·여성
Golf 올해 골프 애호가들은 1년 내내 골프장 부킹에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여행이 어려워지자 국내 골프장으로 수요가 몰린 탓이었다. 여성과 젊은 층 골프 인구가 급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골프용품 시장은 호황을 맞았고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골프장 매매 가격도 껑충 뛰었다.
H 특별지위 박탈…홍콩 '금융허브' 흔들
Hong Kong 중국 당국은 6월 홍콩 내에서 중국 정부의 방침에 반하는 움직임을 감시하고 처벌할 수 있게 하는 홍콩보안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미국은 7월 그간 홍콩에 부여한 경제·통상분야 특별 지위를 박탈했다. 홍콩에 대한 각종 투자 우대 조치가 없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사들은 홍콩과 가까운 싱가포르로 이전을 검토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I 조국에 분노한 붕어·개구리·가재
Inequality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과거 트위터에 올렸던 글이 올해 우리 사회에 불평등을 둘러싸고 화두를 던졌다. 조 전 장관은 ‘용이 아닌 가재, 붕어, 개구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말했지만 ‘부모찬스’를 쓰지 못한 무수한 장삼이사들은 분노했다. 그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1심에서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이 인정돼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J '트럼프 시대' 마침표 찍은 바이든
Joe Biden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확정돼 내년 1월 20일 공식 취임한다. 7선 의원(상원)으로 버락 오바마 정부 때 부통령을 지낸 베테랑 정치인이자 동맹·다양성·환경·공정을 중시하는 온건주의자다.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은 대선 결과에 불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결국 바이든의 승리를 인정했다. 기존 정부와 다른 리더십을 보여줄지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 코로나 이후 뚜렷해진 'K자 경제'
K-shaped recovery 코로나19의 충격에서 국내외 경제가 차츰 회복되고 있지만 지역별, 산업별, 계층별로 회복속도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쓴 국가들은 비교적 높은 회복력을 보인 반면 신흥국은 코로나19의 진압에 실패해 경제 회복도 요원하다. 양극화로 인한 갈등이 커지면 새로운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L 삼성 '세계 1등' 이끈 이건희 별세
Lee Kun-Hee 한국 경제계의 거목인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10월 25일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이병철 회장의 뒤를 이어 1987년 삼성 회장직에 오른 이 회장은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19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는 말로 요약되는 신경영을 내세워 거대조직에 메스를 댔다. 이후 삼성은 반도체와 휴대폰, TV 등의 분야에서 세계 1위로 발돋움했다.
M 주식·부동산·비트코인으로 '머니무브'
Money move 올해는 주식, 부동산, 금, 비트코인 등 대부분의 자산이 급등하는 이례적 현상이 발생했다. 경기는 침체했지만 돈을 번 사람 역시 많았다. 가상화폐는 2년 만에 다시 달아올라 비트코인은 연초 대비 세 배로 뛰어올랐다. 이 과정에서 나만 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는 느낌에 조급해하는 ‘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도 속출했다.
N 국회 장악한 巨與의 '일방통행'
National assembly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80석(위성정당 포함)을 휩쓸며 21대 국회를 장악했다. 여당은 1987년 개헌 이후 처음으로 17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독식하고 입법부를 ‘접수’했다. 상법 개정안 등 기업규제 3법을 비롯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등을 단독 처리하는 등 입법 독주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확산됐다.
O 1.7조원 사기 '옵티머스 사태'
Optimus 금융업계는 지난해 라임에 이어 올해도 사모펀드 사태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 6월 터진 옵티머스 사태는 ‘펀드 사기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안전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끌어 모은 1조7000억원이 서류위조를 통해 부실기업이나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갔다. 정관계 인사들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져나갔다.
P 기생충, 아카데미를 들어올리다
Parasite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에 오르며 세계 영화의 주류 무대에 우뚝 섰다. 계층 간 격차와 갈등을 유머와 풍자, 공포를 절묘하게 섞어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 할리우드가 한국어로 제작된 영화에 최고의 상을 연달아 안기면서 한국 문화의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Q 거리두기 '고통의 대가' 치르는 경제
Quarantine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결정하면서 수입이 줄어든 자영업자의 폐업이 급증했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폐업한 PC방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7.7%, 노래방은 28.9% 증가했다. 일자리를 얻기는 한층 팍팍해졌다. 11월 취업자 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만3000명 줄어드는 등 3월부터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R 사상 초유의 긴급 재난지원금
Relief package 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록다운)이 가계 소득에 타격을 입히자 정부는 사상 유례없는 전 국민 직접 지원책을 꺼내 들었다. 5월 1차 지원금으로 14조2000억원을 풀었고 2차엔 피해 정도에 따라 영세자영업자를 중심으로 7조8000억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1차 지원의 경우 소비진작 효과가 30%에 그쳤다는 국책 연구원의 분석까지 나왔다.
S '아베노믹스 시즌2' 이끄는 스가
Suga-nomics 지난 9월 16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내각이 출범했다. 일본 최장수 총리인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건강상의 문제로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다. 스가 신임 총리는 취임과 동시에 아베노믹스(아베 정권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충실한 계승을 선언했다. 경제 부문의 성과를 바탕으로 장기집권을 꿈꾸고 있지만 코로나19 대응이 과제로 꼽힌다.
T 테슬라 쓸어담은 서학개미들
Tesla 올 한 해 세계 증시에서 가장 주목받은 종목으로 꼽힌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테슬라 주가는 올 한 해 여섯 배 이상으로 뛰었다. 기존 자동차회사의 시가총액을 다 합해도 테슬라(21일 기준 680조원)에 못 미칠 정도다. 한국 투자자들이 올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 투자자의 테슬라 지분율은 1.2%다.
U 재택근무·랜선 회식…'비대면 전성시대'
Un-tact 접촉한다(contact)는 영단어에 부정어(un)를 붙인 한국식 조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급격히 사용량이 늘었다. 일은 집에서 하고, 음식은 배달시켜 먹고, 물건은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식이다. 스몰 웨딩, 줌으로 하는 회식, 화상통화로 하는 명절 인사 등이 새로운 사회 규범으로 자리잡았다.
V 글로벌 제약사 백신 개발 '쩐의 전쟁'
Vaccine 코로나19 확산에 맞선 인류의 맞대응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고 미국 화이자가 처음으로 사용승인을 받았다. 12월 8일 영국을 시작으로 주요 국가들이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백신 확보를 위한 각국 정부의 총력전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W 전세계 시장서 약진한 K웹툰
Webtoon 코로나19로 온라인 콘텐츠 소비문화가 활발해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웹툰 플랫폼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미국에선 네이버의 ‘웹툰(Webtoon)’이, 일본에선 카카오의 ‘픽코마’가 디지털만화 매출 1위 플랫폼에 올랐다. 플랫폼을 통해 국내 웹툰 콘텐츠도 수출되며 ‘K웹툰’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X 에듀테크·리걸테크…IT 결합 확산
X-tech 기존 산업에 정보기술(IT)을 결합해 영역을 확장하는 경향. 온라인 수업이 이어지면서 AI 등 혁신 기술을 학습에 접목한 에듀테크(교육+기술) 산업이 크게 성장했다. AI를 활용해 법률 조언을 제공하는 리걸테크(법률+기술)와 부동산 거래를 추천하는 프롭테크(부동산+기술) 분야 등도 주목받았다.
Y '검찰총장 찍어내기' 파문
Yoon vs Choo 올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찰 인사, 수사지휘권, ‘채널A 강요미수 의혹’ 및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수사·감찰 등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추 장관은 ‘직무배제’ ‘정직 2개월’ 등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징계를 시도했지만 법원은 징계 청구 사유가 맞지 않고 절차도 위법하다며 잇따라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Z 제로금리가 불지핀 유동성 장세
Zero interest rate 미국 중앙은행(Fed)은 코로나19가 급격히 퍼지던 3월, 긴급 조치로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연 0.00~0.25%)으로 낮췄다. Fed는 제로 금리가 적어도 2023년 말까지 유지될 것이라며 채권 매입 등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기준금리를 0%로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