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단계 연장에…시민들 "'땜질식 조치' 효과 없어"

신규 확진자 연일 1천명 이상…"확실한 대책 내놔야"

정부가 27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6일간 연장키로 하자 시민들은 계속되는 조치에도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지 않는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드러냈다. 시민들은 '땜질식 조치' 대신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누를 수 있는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수원에 사는 직장인 서모(33)씨는 "2.5단계를 연장한다는 뉴스를 봤지만, 효과가 없을 것 같다"면서 "5명 이상 못 모이게 한다는데 당장 출퇴근길 지하철만 해도 사람이 많고, 직장이며 상점이며 다 열어놓고 효과를 기대하는 건 안일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29)씨도 "일요일마다 정부가 방역 대책을 땜질식으로 내놓고 있지만 뭐가 달라졌는지 알기도 어렵고 효과가 있는지도 모르겠다"면서 잦은 '핀셋 조치'에 회의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이제는 거리두기 조치에도 무감각해져서 몰래 할 것 다 하고 다니는 데 이럴 때일수록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해서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내년 1월 3일까지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대신 2.5단계를 유지하고 비수도권도 2단계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패스트푸드점은 카페와 같이 음식을 주문하지 않으면 포장·배달만 허용하고 수도권에만 적용됐던 무인카페 매장 내 착석 금지, 홀덤펍 집합금지 수칙도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 24일부터 시행 중인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 영향으로 주말 이동량이 감소하고, 수도권의 경우 코로나19 유행 이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효과를 확인할 때까지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연장하겠다는 것이다.

취업준비생 김모(26)씨는 "서울 주요 패스트푸드점은 오늘 조치가 나오기 전에도 커피나 디저트만 시키면 앉지 못하도록 해왔다"며 "정부가 계속 대책을 내놓지만, 도대체 무엇이 달라지고 얼마나 효과가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천명을 웃도는 현재 상황을 바꿀 수 있는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서울 종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6)씨는 "왜 계속 이렇게 미적지근하게 끌고 가는지 모르겠다.

수도관이 터졌는데 물 새는 곳이 새로 발견될 때마다 이곳저곳 테이프로 붙이는 것처럼 짜증이 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사람들은 '백신이 나오면 해결되겠지'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 같은데 그러는 사이에 일은 더 심각해지고 피 마르는 건 자영업자밖에 없는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70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국내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신규 확진자 수는 연일 1천명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