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꼭 와야 한다"…드디어 침묵 깬 추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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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추진해온 검찰개혁 소회 밝힌 듯
28일 공수처장 추천위 회의 참석 예정
이르면 29일 사표 수리, 후임 인선 예상
“그날이 쉽게 오지 않음을 알았어도 또한 그날이 꼭 와야 한다는 것도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청구하고 이달 16일 ‘정직 2개월’ 징계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하면서 사의를 표명한 뒤 침묵을 지키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추미애 장관은 27일 밤 페이스북에 윤석열 총장 징계를 비롯해 장관 취임 후 추진해온 일련의 ‘검찰개혁’에 대한 소회를 담은 것으로 보이는 한 줄짜리 글을 올렸다. 그가 언급한 ‘그날’이란 검찰개혁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풀이된다.
짧은 단상에 복잡한 심경이 드러났다. “그날이 쉽게 오지 않음을 알았어도”라는 앞부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법원의 윤석열 총장 직무 복귀 결정을 존중한다며 인사권자로서 사과한 것과 맥이 닿는다. 반면 “그날이 꼭 와야 한다는 것도 절실하게 깨달았다”는 뒷부분은 법무부 검사징계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았던 정한중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재판부 결정에 심히 유감”이라며 반발한 연장선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추미애 장관의 사표는 이르면 29일 수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열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회의 참석은 추미애 장관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감안하면 “그날이 꼭 와야 한다”는 발언은 윤석열 총장 징계가 사실상 무산된 상황에서 공수처 출범에 집중해 검찰개혁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는 의지로도 읽힌다.28일 공수처장 후보 2인 최종 추천까지 일단락된 뒤 29일 전후로 추미애 장관 사표를 수리하고 곧장 후임 법무부 장관을 인선하는 수순이 예상된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