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온실가스 감축 R&D 투자율 1%p 늘면 배출량 0.03%↓"

국회 예정처 분석…"배출권 거래제 참여기업 장기투자 중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에 참여하는 기업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을 1%포인트(p) 늘리면 최종 온실가스 배출량이 0.03%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의 '배출권 할당대상업체의 최종배출량 결정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배출권 할당 대상업체 총 528개의 최근 5년간(2015∼2019년) 재무 정보와 온실가스 배출·할당 정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배출권 거래제는 기업들에 배출할 수 있는 연 단위 온실가스 허용량을 부여하고, 남거나 부족한 배출허용량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2015년부터 시행됐다.

예정처 분석 결과 528개 업체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와 설비투자 비율이 1%포인트씩 증가하면 최종 온실가스 배출량은 각각 0.03%, 0.00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정처는 "설비투자와 같은 단기적 투자보다 장기적 관점의 R&D 투자를 확대하면 온실가스 감축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매출액과 최종 온실가스 배출량 사이에도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했다.

배출권 할당 대상업체의 매출액이 1% 증가하면 최종 배출량이 0.63% 늘었으며, 최종 배출량이 1% 증가할 때 매출액도 0.66% 늘었다.
이처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면 관련 기술 개발에 대한 기업의 투자 확대가 중요하지만, 정작 기업들은 관련 산업이 성숙하지 않은 탓에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0월 배출권 거래제 참여기업 36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배출권 거래제 3차 계획기간(2021∼2025년) 중 '온실가스 감축 투자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이 전체의 63.7%나 됐다.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감축투자를 위한 아이템이 부족하다(59.1%)는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추진할 중점과제 1순위로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보급(30.3%)을 꼽았다.

결국 국가적 차원에서 온실가스 감축 연관 산업을 육성해야 기업들이 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최종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배출권 할당 대상업체의 최종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예정처는 "배출권 거래제를 통해 관리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7년 기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0.7% 수준"이라며 "배출권 할당 대상업체 수도 2015년 522개에서 2019년 635개로 늘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할당 대상업체 635개 중 제조업종이 433개로 최다였고 할당량 기준으로도 전체의 과반(51.9%)을 차지했다.

제조업 중에서는 철강, 시멘트 등 1차 금속제조업(39.9%)의 할당량 비중이 가장 높았다. 1차 금속제조업의 기업당 평균 배출권은 1천800만t으로 그다음으로 많은 화학업종(60만t)과 격차가 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