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완 마켓컬리 마케팅팀 리더, "데이터에 진정성 더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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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의 2020년은 남달랐다. ‘샛별배송’의 원조로 이전까지 유통업계의 라이징 스타로 불렸다면, 올해는 온라인 신선식품 유통의 선두 기업으로 떠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쇼핑족, 홈쿡족이 늘면서 마켓컬리는 전년보다 30% 이상 성장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소비자다. 회원 수는 지난해 말 390만 명에서 올해 6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30~40대 워킹맘이 핵심 회원이었다면 이제 5060 세대까지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사람들은 말한다. 마켓컬리를 성장시킨 핵심은 밤에 주문한 걸 새벽에 문앞에 가져다주는 ‘물류의 혁신’이었다고. 하지만 아니다. 마켓컬리를 성장시킨 핵심은 까다로운 제품 큐레이션과 5년간 끊임없이 해온 ‘진심의 마케팅’이었다.
다른 유통 공룡들과 신생 업체들이 마켓컬리의 물류 시스템을 모두 따라하는 와중에도 마켓컬리의 충성고객들은 굳건했다. 가격 경쟁, 배송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지만 ‘오로지 컬리를 믿는다’는 신뢰도 강한 컬리의 회원들은 더 두터워졌다.
‘내일의 장보기’를 핵심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마켓컬리의 마케팅팀에는 30여 명의 마켓컬리 팬들이 일한다. 이 팀을 이끄는 김병완 마켓컬리 마케팅 리더는 “아주 작은 하나 하나의 경험이 최고의 경험으로 남을 수 있게 만드는 게 마케팅의 핵심”이라며 “그 과정에서 투명하게 소통하고 진정성을 갖는 것, 처음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이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 리더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을 거쳐, 2012년 세계 최초 잠금화면 플랫폼 ‘캐시슬라이드’의 운영사인 NBT를 공동창업했다. 2017년부터 마켓컬리에서 마케팅 리더로 일하고 있다.
A: 몇 년 전만 해도 마켓컬리를 아예 몰랐던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런 일을 하는 서비스다”는 걸 알려주는 게 가장 중요했다. “우리 서비스가 이런 면에서 좋다”라고 말하는 건 한계가 있었다. 모두 “당연히 광고일거야”라고 반응했기 때문이다.
입소문이 중요했다. 써본 사람이 안 써본 사람에게 말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초창기 마켓컬리는 제품의 작은 썸네일 사진도 SNS에 올리기 좋도록 전략적으로 찍었다. 박스도 다른 어떤 회사도 쓰지 않던 보라색 컬러를 썼다. 박스부터 궁금하게 했다. SNS에 배송되어온 박스 사진 등을 찍어 올리면 적립금을 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A: 어떤 서비스든 제품이든 정말 놀랄만한 지점을 고민해야 한다. 샛별배송을 처음 시작한 마켓컬리의 ‘와우 포인트’는 첫번째 배송을 받았을 때다. “어? 진짜 밤에 주문하니까 새벽에 와있네”라는 첫 경험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패키지, 세 번째는 맛이다. 그렇다면 굳이 다른 마케팅을 할 필요가 없었다. 많은 사람을 경험하게 하면 되는 것이다.
A: 그렇다. 100원 딜을 꾸준히 했다. 한번이라도 배송을 경험하게 하려는 게 목적이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SNS에 올리고 지인을 초청했다. 지금은 기본적으로 마켓컬리가 뭔지 알고 새벽배송이 뭔지 모두 알게 됐다.
A: 올해는 마케팅을 했던 것보다 취소된 게 많았다. 코로나19가 터지며 초기 주문이 급증했고, 고객센터와 물류센터 문제 등으로 마케팅이 전면 중단됐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전사가 함께 한 코로나19의 위기 대응이었다.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때가 있었다. 컬리 외부의 감염이었지만 소비자들의 우려가 클 때였다. ‘어느 정도 공개하고 대응할까’ 논의하다가 ‘비싼 결단’을 내렸다.
장보기 전에 우리가 어떤 상황이고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 지를 확인할 수 있게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안내문을 띄웠다. 팝업으로도 올렸다. 몇 일간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꺾였다. 하지만 이후 ‘그래도 컬리는 투명하게 소통하는 회사다’는 인식이 더 커졌다.
A: 마켓컬리는 까다롭고 수다스러운 ‘TMI’ 기업으로 시작했고 성장해왔다. 유통하면서 가장 어려운 건 품질 기준에 맞지 않는 상품이 생겼을 때의 대응이다.
한, 두 명의 소비자들로부터 문제 제기를 받으면 그 소비자들의 문제만 해결하는 게 보통의 방식이다.
마켓컬리는 잘 쓰고 있다는 소비자들에게도 다 연락을 하고 회수한다. 정보를 제공해준다는 측면도 있지만 우리가 스스로와의 약속을 못 지켰을 때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철학이 근간이다. 코로나19의 위기 대응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결과다.
A: 마케팅이라는 활동은 이 브랜드가 믿고 있는 가치, 서비스의 가치를 더 극대화 하는 것이다. 자기가 그걸 믿지 않으면서 남한테 써보라고 하는 건 진정성이 없다.
마켓컬리 직원 전체가 그렇지만 특히 마케팅팀 모두가 음식을 사랑한다. 마켓컬리의 핵심 고객들이기도 하다. 믿는 걸 말하다 보니 오너십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팔 물건은 직접 써보고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데이터를 중시하는 것도 요즘 마케터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긴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면 행동과 인식의 변화로 나타난다. 그런 변화는 어떤 식으로든 데이터로 측정할 수 있다. 마켓컬리 마케팅팀은 개개인이 본인의 활동이 어떤 영향을 끼칠 지 가설을 세우고 그걸 개선해 나가는 방식으로 일한다.
A: 크게 다섯 개 조직이다. 소비자의 인식을 관찰하는 팀, 고객을 끌어모으는 팀, 기존 고객을 유지시키는 팀, 프로모션 마케팅 기획팀, 고객이 더 많은 상품을 살 수 있게 이끄는 팀 등이다.
모든 팀에서 기획, 실행, 평가까지 이뤄지기 때문에 책임과 권한이 주어진다. ‘소비자의 인식을 관찰하는 팀’은 소비자들이 어떻게 마켓컬리를 인식하는 지, 우리가 믿는 가치에 수렴하도록 브랜드 캠페인을 한다. 연말에 가족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획전 같은 것들도 이 팀에서 기획한다.
‘고객을 끌어모으는 팀’은 100원 캠페인처럼 신규 고객이 실제 구매를 할 수 있도록 계기를 던져주는 팀이다. 기존 고객의 구매 주기와 패턴을 파악해 쿠폰과 메시지 등을 띄우는 팀이 ‘기존 고객을 유지시키는 팀’이다.
A: 데이터는 강점이다. 고객 동선, 방문을 언제 했는지 등의 세세한 정보가 모두 데이터로 남아 있다. 오프라인은 그에 비해 불연속적인 데이터가 많다. 우린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서 더 적합한 맥락에서 시의적절하게 많은 시도들을 할 수 있다.
약점은 오프라인 공간이 없다보니 음식의 맛과 향, 촉감 등을 전달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시각’과 ‘정보’에 더 집중한다. 더 좋은 이미지, 더 친절한 설명 등으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A: 코로나19 상황이 잠잠해지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온라인 점유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 한번 경험한 사람들의 재구매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목표와 거창한 계획보다는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것들을 찾아 하나 하나 해결해 나가자’는 기존 원칙을 지킬 것이다. 물류센터를 확충하고, 포장재를 개선해 나가는 것들도 이런 원칙을 지키기 위한 시도다. 고객 스펙트럼이 더 넓어지더라도 지금보다 더 완성도 있는 서비스 수준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마켓컬리 마케터가 하고 싶은 것 하나가 있으면 하기 싫은 것 10가지는 해야 해요.”
마켓컬리 마케팅팀 30여 명의 마케터는 한 사람이 기획에서 운영까지 많은 일을 해낸다. 마케터 중 코딩을 할 수 있는 사람도 많다. 데이터를 다뤄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코딩을 배운 마케터가 수두룩하다는 얘기다. 한 마케터는 “개발팀 다음으로 개발자가 가장 많은 부서가 마케팅팀이란 얘기를 할 정도”라고 전했다.
온라인 기반의 회사인 만큼 마케터들이 소비자의 변화 패턴을 디테일하고 빠르게 읽어내는 게 중요하다. 그 기반이 되는 데이터를 읽는 눈이 좋아야 소비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마케팅이 가능하다고 마켓컬리 마케터들은 입을 모은다.데이터 다루는 능력으로만 따지자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마케터보다 한 수 위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진심과 진정성을 더하는 마케터의 열정이 없다면 그런 능력은 빛을 발할 수 없다. 마켓컬리 마케팅팀에선 강한 열정이 느껴졌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가장 중요한 변화는 소비자다. 회원 수는 지난해 말 390만 명에서 올해 6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30~40대 워킹맘이 핵심 회원이었다면 이제 5060 세대까지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사람들은 말한다. 마켓컬리를 성장시킨 핵심은 밤에 주문한 걸 새벽에 문앞에 가져다주는 ‘물류의 혁신’이었다고. 하지만 아니다. 마켓컬리를 성장시킨 핵심은 까다로운 제품 큐레이션과 5년간 끊임없이 해온 ‘진심의 마케팅’이었다.
다른 유통 공룡들과 신생 업체들이 마켓컬리의 물류 시스템을 모두 따라하는 와중에도 마켓컬리의 충성고객들은 굳건했다. 가격 경쟁, 배송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지만 ‘오로지 컬리를 믿는다’는 신뢰도 강한 컬리의 회원들은 더 두터워졌다.
‘내일의 장보기’를 핵심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마켓컬리의 마케팅팀에는 30여 명의 마켓컬리 팬들이 일한다. 이 팀을 이끄는 김병완 마켓컬리 마케팅 리더는 “아주 작은 하나 하나의 경험이 최고의 경험으로 남을 수 있게 만드는 게 마케팅의 핵심”이라며 “그 과정에서 투명하게 소통하고 진정성을 갖는 것, 처음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이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 리더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을 거쳐, 2012년 세계 최초 잠금화면 플랫폼 ‘캐시슬라이드’의 운영사인 NBT를 공동창업했다. 2017년부터 마켓컬리에서 마케팅 리더로 일하고 있다.
Q: 세상에 없던 스타트업의 인지도 높이는 마케팅의 핵심은 무엇인가?
A: 몇 년 전만 해도 마켓컬리를 아예 몰랐던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런 일을 하는 서비스다”는 걸 알려주는 게 가장 중요했다. “우리 서비스가 이런 면에서 좋다”라고 말하는 건 한계가 있었다. 모두 “당연히 광고일거야”라고 반응했기 때문이다.
입소문이 중요했다. 써본 사람이 안 써본 사람에게 말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초창기 마켓컬리는 제품의 작은 썸네일 사진도 SNS에 올리기 좋도록 전략적으로 찍었다. 박스도 다른 어떤 회사도 쓰지 않던 보라색 컬러를 썼다. 박스부터 궁금하게 했다. SNS에 배송되어온 박스 사진 등을 찍어 올리면 적립금을 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Q: 마켓컬리의 가장 놀랄 만한 ‘와우 포인트’는 무엇인가?
A: 어떤 서비스든 제품이든 정말 놀랄만한 지점을 고민해야 한다. 샛별배송을 처음 시작한 마켓컬리의 ‘와우 포인트’는 첫번째 배송을 받았을 때다. “어? 진짜 밤에 주문하니까 새벽에 와있네”라는 첫 경험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패키지, 세 번째는 맛이다. 그렇다면 굳이 다른 마케팅을 할 필요가 없었다. 많은 사람을 경험하게 하면 되는 것이다.
Q: ‘첫 구매 100원 이벤트’가 나온 이유가 ‘경험의 확대’ 때문인가?
A: 그렇다. 100원 딜을 꾸준히 했다. 한번이라도 배송을 경험하게 하려는 게 목적이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SNS에 올리고 지인을 초청했다. 지금은 기본적으로 마켓컬리가 뭔지 알고 새벽배송이 뭔지 모두 알게 됐다.
Q: 올해 가장 성공적, 혹은 힘들었던 마케팅 활동이 있다면
A: 올해는 마케팅을 했던 것보다 취소된 게 많았다. 코로나19가 터지며 초기 주문이 급증했고, 고객센터와 물류센터 문제 등으로 마케팅이 전면 중단됐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전사가 함께 한 코로나19의 위기 대응이었다.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때가 있었다. 컬리 외부의 감염이었지만 소비자들의 우려가 클 때였다. ‘어느 정도 공개하고 대응할까’ 논의하다가 ‘비싼 결단’을 내렸다.
장보기 전에 우리가 어떤 상황이고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 지를 확인할 수 있게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안내문을 띄웠다. 팝업으로도 올렸다. 몇 일간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꺾였다. 하지만 이후 ‘그래도 컬리는 투명하게 소통하는 회사다’는 인식이 더 커졌다.
Q: ‘비싼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A: 마켓컬리는 까다롭고 수다스러운 ‘TMI’ 기업으로 시작했고 성장해왔다. 유통하면서 가장 어려운 건 품질 기준에 맞지 않는 상품이 생겼을 때의 대응이다.
한, 두 명의 소비자들로부터 문제 제기를 받으면 그 소비자들의 문제만 해결하는 게 보통의 방식이다.
마켓컬리는 잘 쓰고 있다는 소비자들에게도 다 연락을 하고 회수한다. 정보를 제공해준다는 측면도 있지만 우리가 스스로와의 약속을 못 지켰을 때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철학이 근간이다. 코로나19의 위기 대응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결과다.
Q: 좋은 마케터의 기준은 무엇인가?
A: 마케팅이라는 활동은 이 브랜드가 믿고 있는 가치, 서비스의 가치를 더 극대화 하는 것이다. 자기가 그걸 믿지 않으면서 남한테 써보라고 하는 건 진정성이 없다.
마켓컬리 직원 전체가 그렇지만 특히 마케팅팀 모두가 음식을 사랑한다. 마켓컬리의 핵심 고객들이기도 하다. 믿는 걸 말하다 보니 오너십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팔 물건은 직접 써보고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데이터를 중시하는 것도 요즘 마케터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긴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면 행동과 인식의 변화로 나타난다. 그런 변화는 어떤 식으로든 데이터로 측정할 수 있다. 마켓컬리 마케팅팀은 개개인이 본인의 활동이 어떤 영향을 끼칠 지 가설을 세우고 그걸 개선해 나가는 방식으로 일한다.
Q: 마케팅팀이 ‘목적 중심’의 5개 조직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A: 크게 다섯 개 조직이다. 소비자의 인식을 관찰하는 팀, 고객을 끌어모으는 팀, 기존 고객을 유지시키는 팀, 프로모션 마케팅 기획팀, 고객이 더 많은 상품을 살 수 있게 이끄는 팀 등이다.
모든 팀에서 기획, 실행, 평가까지 이뤄지기 때문에 책임과 권한이 주어진다. ‘소비자의 인식을 관찰하는 팀’은 소비자들이 어떻게 마켓컬리를 인식하는 지, 우리가 믿는 가치에 수렴하도록 브랜드 캠페인을 한다. 연말에 가족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획전 같은 것들도 이 팀에서 기획한다.
‘고객을 끌어모으는 팀’은 100원 캠페인처럼 신규 고객이 실제 구매를 할 수 있도록 계기를 던져주는 팀이다. 기존 고객의 구매 주기와 패턴을 파악해 쿠폰과 메시지 등을 띄우는 팀이 ‘기존 고객을 유지시키는 팀’이다.
Q: 온라인 유통기업은 마케팅 측면에서 강점과 약점이 명확할 것 같다
A: 데이터는 강점이다. 고객 동선, 방문을 언제 했는지 등의 세세한 정보가 모두 데이터로 남아 있다. 오프라인은 그에 비해 불연속적인 데이터가 많다. 우린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서 더 적합한 맥락에서 시의적절하게 많은 시도들을 할 수 있다.
약점은 오프라인 공간이 없다보니 음식의 맛과 향, 촉감 등을 전달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시각’과 ‘정보’에 더 집중한다. 더 좋은 이미지, 더 친절한 설명 등으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Q: 2021년의 마케팅 계획이 궁금하다
A: 코로나19 상황이 잠잠해지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온라인 점유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 한번 경험한 사람들의 재구매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목표와 거창한 계획보다는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것들을 찾아 하나 하나 해결해 나가자’는 기존 원칙을 지킬 것이다. 물류센터를 확충하고, 포장재를 개선해 나가는 것들도 이런 원칙을 지키기 위한 시도다. 고객 스펙트럼이 더 넓어지더라도 지금보다 더 완성도 있는 서비스 수준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 Interviewer 한 마디
“마켓컬리 마케터가 하고 싶은 것 하나가 있으면 하기 싫은 것 10가지는 해야 해요.”
마켓컬리 마케팅팀 30여 명의 마케터는 한 사람이 기획에서 운영까지 많은 일을 해낸다. 마케터 중 코딩을 할 수 있는 사람도 많다. 데이터를 다뤄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코딩을 배운 마케터가 수두룩하다는 얘기다. 한 마케터는 “개발팀 다음으로 개발자가 가장 많은 부서가 마케팅팀이란 얘기를 할 정도”라고 전했다.
온라인 기반의 회사인 만큼 마케터들이 소비자의 변화 패턴을 디테일하고 빠르게 읽어내는 게 중요하다. 그 기반이 되는 데이터를 읽는 눈이 좋아야 소비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마케팅이 가능하다고 마켓컬리 마케터들은 입을 모은다.데이터 다루는 능력으로만 따지자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마케터보다 한 수 위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진심과 진정성을 더하는 마케터의 열정이 없다면 그런 능력은 빛을 발할 수 없다. 마켓컬리 마케팅팀에선 강한 열정이 느껴졌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