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내내 尹과 충돌한 추미애…공수처 출범 앞두고 퇴진하나

秋-尹 갈등 끝에 `나 홀로 전역'…임기 1년 못 채울 듯
검경 수사권 조정 완수…상법·민법 개정안 통과 성과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무에 복귀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의 징계 논란에 사과하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조만간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28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추 장관의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16일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힌 바 있다.

추 장관이 처음 사의를 표했을 때만 해도 후임 장관 인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문 대통령이 후임 장관을 내정하면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임명까지 한 달가량 걸리는 만큼 내년 1월 말까지는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추 장관이 주도한 윤 총장 징계가 논란 끝에 무산되고 문 대통령이 사과까지 하면서 추 장관의 사표가 예상보다 앞당겨 수리될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 1월 2일 취임한 추 장관은 임기 내내 윤 총장과 충돌했다.

추 장관은 취임 직후 검사장급 승진·전보 인사를 앞두고 검찰 총장의 의견 청취 문제로 부딪혔고 윤 총장 측근으로 불리던 이들을 대거 좌천성 지방 발령을 내면서 갈등을 빚었다.

지난 7월에는 채널A 전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으로, 10월에는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과 윤 총장 가족 사건 등에 대해 수사 지휘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는 2005년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이 강정구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해 발동한 이후 처음이었다.

추 장관은 1년도 채 안 되는 임기 동안 2차례나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그 사이 추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특혜휴가' 의혹 수사가 진행됐고 지난 9월 관련 사건 모두 불기소 처분되기도 했다.

특히 추 장관은 지난달 헌정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 청구와 직무집행 정지 명령을 내려 윤 총장과의 갈등은 정점으로 치달았다.

추 장관은 윤 총장에 대한 감찰과 징계 과정에서 각종 잡음을 내면서도 정직 2개월을 이끌었다.

하지만 법원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처분 효력 정지를 결정하면서 결국 윤 총장 징계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평검사부터 검찰 내 2인자인 조남관 대검 차장과 고기영 전 법무부 차관마저 추 장관에게 등을 돌렸다.

실제로 추 장관이 임기 내내 윤 총장과 `싸움'에만 주력한 것은 아니다.

임기 초반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를 제한하고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수사권 조정안을 통과시켰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할 수 있도록 공수처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검찰개혁'의 입법 과제들을 완수했다.

추 장관은 이날 초대 공수처장 후보 2명을 추천하는 작업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다음 달로 예상되는 공수처 출범 때까지는 자리를 지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일명 '3%룰'이라 불리는 상법 개정안과 부모의 자녀 체벌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도 임기 중 국회 통과시키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