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식 신임 코넥스협회장 "코넥스 개인투자 문턱 낮춰야 中企도 성장"

공무원 관두고 車부품 만든 기업인
143개 코넥스 상장사 대변자 역할

코넥스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지만
개인투자 유입 어려워 한계 뚜렷
"기본예탁금 규제 완전히 풀어야"

“이젠 개인에게도 코넥스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문호를 화끈하게 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7일 코넥스협회 신임 협회장으로 취임한 김환식 한중엔시에스 대표(61·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넥스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처럼 일반 개인이 활발하게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넥스시장은 경쟁력 있는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돕고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2013년 개설된 증권거래 시장이다. 까다로운 상장 요건을 요구하는 코스닥시장은 초기 중소기업으로선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는 지적에 출범했다.

지난 7년간 코넥스시장은 외형적으로는 크게 성장했다. 코넥스 상장사는 2013년 7월 21개에서 올해 12월 현재 143개로 늘었고, 상장사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약 5000억원에서 6조3000억원으로 12배가량 올랐다.

하지만 김 협회장은 “코넥스 상장사들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제도적으로 막혀 있어 주식 거래와 자금 조달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일반 개인투자자가 코넥스시장에서 주식을 거래하려면 3000만원의 기본예탁금이 필요하다. 코넥스시장은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이 높은 중소기업의 주식이 거래되는 만큼 기본예탁금은 개인투자자의 무분별한 진입을 막기 위해 마련된 일종의 투자자 보호장치다. 2013년 코넥스시장 출범 당시엔 기본예탁금이 3억원으로 현재의 10배에 달했지만 2015년 1억원으로 낮춰졌고, 지난해 다시 3000만원으로 조정됐다.

7년 전에 비해선 개인투자자에 대한 진입장벽이 크게 완화됐지만, 3000만원도 여전히 높다는 게 김 협회장의 생각이다. 김 협회장은 “기본예탁금 제도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넥스 출범 당시엔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분명 필요한 규제였다”면서도 “지금은 코넥스 상장사의 기업 정보가 모두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고, 모바일 기기를 통한 개인의 정보 접근권도 크게 향상됐기 때문에 규제의 취지가 많이 빛바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이 1995년 설립해 운영 중인 한중엔시에스는 삼성SDI 1차 협력회사로, 내연기관 자동차 배기 시스템과 전기자동차 제동모듈 등을 생산한다. 지금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매출 825억원(2019년 기준)의 견실한 기업으로 거듭났지만, 10여 년간 행정직 공무원으로 일하던 김 회장이 35세의 나이에 자동차 부품회사를 새로 설립해 일으켜 세우는 데에는 수많은 난관이 있었다.

김 회장은 “엔지니어가 아니었기에 오히려 과감하게 도전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코넥스시장을 빛내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영천=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