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검찰개혁 깃발…당심 모으는 이낙연, 침묵 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의 대권주자 양강인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나란히 '검찰개혁' 기치를 전면에 내걸었다.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 복귀, 공수처장 '최종 2배수' 선정 등과 맞물려 검찰개혁론이 여권 핵심이슈로 떠오른 상황을 고려한 행보로 해석되다. 이낙연 대표가 검찰개혁론 공론화에 나선 가운데 이재명 지사가 기존의 '전략적 침묵'을 깨고 가세한 형국이다.

우선 이낙연 대표는 일정의 초점을 '제도적 검찰개혁론'에 맞추고 있다.

이 대표는 29일 당 검찰개혁특위 1차 회의를 주재하고 "검찰개혁과 관련해 의견이 분출하고 있다. 용광로처럼 녹여 가장 깨끗한 결론을 내달라"고 주문했다.

전날에도 중진들의 의견을 들었고, 지난 25일 성탄절엔 법사위원들을 긴급소집해 윤 총장 직무복귀에 따른 대응책을 숙의했다.

당내 일부 강경파가 거듭 주장하는 '윤석열 탄핵론'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당이 책임있게 결정하겠다"며 대응 수위를 조절했다. 당대표로서의 주도적인 행보 속에 '당심'을 결집하는 효과도 누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성탄 연휴를 지나며 당원 가입자가 2만1천명 넘게 몰린 것도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최근 무당층이 늘고 이 대표 지지율도 떨어졌지만, 당심에 있어서는 대표성을 가지게 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략적 침묵모드'를 유지했던 이재명 지사는 검찰이슈에 목소리를 내려는 분위기다.

이 지사는 전날 SNS에 장문의 글을 올려 "윤석열 총장 징계 문제는 사법부의 심판대상이고, 이제부터는 법원의 시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정부패와 불의를 도려내는 데 쓰여야 할 칼이 인권과 민주 질서를 파괴하는 흉기가 됐다"며 검찰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지사가 추미애 법무장관과 갈등을 빚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추-윤 전선'에서 한발 비켜나 민생이슈에 몰두했다면,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검찰 이슈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탄핵론'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강성 지지층들의 격앙된 기류를 감안하면서도 윤 총장 거취를 둘러싼 논란엔 일정 거리를 유지한 셈이다. 당 관계자는 "중도층 표심에 대한 유불리를 따져 입장 표명을 삼가왔던 이 지사가 앞으로도 이 대표와 스탠스를 달리하면서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