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TV 화질 끝판왕' 치고나온 LG…'프리미엄 전쟁' 포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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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미니LED TV 출시TV업체의 신제품 마케팅은 해가 바뀌면서 시작됐다. 매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를 통해 판이 깔리면 TV업체들은 무대 위에서 혈투를 벌였다.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삼성전자, LG전자가 예년보다 한 달 이른 12월에 신제품 설명회를 개최하고 장외 싸움을 시작했다. 마이크로LED, 미니LED TV 등 기존에 없던 TV의 출시를 앞두고 ‘기선제압’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은 내달 6일 공개 예정
신제품 마케팅 한달 먼저 시작
마이크로·OLED·미니LED …
내년 프리미엄 시장 세분화
색 표현력 뛰어난 미니LED
LG전자는 29일 ‘온라인 기술설명회’를 열고 ‘QNED’라고 이름 지은 미니LED TV 신제품을 공개했다. 내년 10여 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미니LED TV는 빛을 내는 백라이트유닛(BLU)에 ‘미니LED’ 3만 개(86인치 8K 해상도 제품 기준)를 촘촘하게 박은 것이 특징이다. 기존 LCD TV의 LED 광원은 2000개 수준이다.미니LED TV는 3만 개에 달하는 광원을 2500개 묶음으로 나눠 각각을 조절한다. 화면분할구동(로컬디밍)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묶음이 많을수록 ‘명암비’가 개선된다. 최대 400개 정도의 광원 묶음을 컨트롤하는 LCD TV보다 최대 10배 정도 색 표현력이 뛰어나다.LG전자는 광원 외에 원래의 색을 표현하는 재현율을 높이는 ‘고색재현’ 기술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나노셀’ 방식에 삼성전자가 QLED TV의 장점으로 삼고 있는 ‘퀀텀닷’ 기술을 조합해 색재현율을 90%까지 높였다고 강조했다. 퀀텀닷의 ‘Q’와 나노셀의 ‘N’을 따서 만든 ‘QNED(퀀텀 나노셀 컬러 테크놀로지)’란 제품명도 삼성을 의식한 작명으로 평가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름은 동일하지만 기술은 전혀 다른 ‘QNED(퀀텀 나노 발광다이오드)’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개발 중이다.
OLED TV의 절반 가격
LG전자는 새 제품을 공개하면서도 OLED TV보다는 하위 제품이라는 걸 강조했다. ‘LCD TV의 정점’에 있는 제품이지만 OLED TV보단 못하다는 것이다. 백선필 LG전자 TV상품기획담당(상무)은 “OLED TV는 1억 개 화소를 켜고 끄는 게 가능하지만 미니LED는 2500개 블록을 컨트롤하기 때문에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다”며 “가격은 8K 제품 기준 OLED TV의 반값 이하로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TV업계에선 OLED TV의 위상을 지키면서 삼성전자의 미니LED TV에 대응해야 하는 LG전자의 고민이 나타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8K(가로 7680×세로 4320) 해상도를 적용한 미니LED TV를 프리미엄 라인업인 ‘QLED 8K’ TV보다 상위 모델에 올려놓을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QLED TV가 LG전자 OLED TV보다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고 얘기해온 만큼 미니LED TV에 관해선 “OLED보다 낫다”는 마케팅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최고급 TV 둘러싼 경쟁도 치열
최고급 제품군인 마이크로LED TV를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마이크로LED TV는 미니LED보다 더 작은 800만 개 이상의 자발광 LED소자가 스스로 빛을 낸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출고가 1억7000만원의 110인치 가정용 마이크로LED TV를 공개했다. 30일부터는 빔 프로젝터, 스피커, 안마의자 등을 증정하는 사전예약 행사를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CES 2020’ 때부터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 스크린”이라며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업계에선 TV제품군이 마이크로LED- OLED-미니LED-LCD 순으로 구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LG전자는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날 설명회에서 LG전자는 “마이크로LED TV는 8K 화질을 구현하지 못하고 100인치 넘는 크기에 초고가”라며 “일반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