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구치소 수감자, 생활치료센터 등지로 추가 이송…1인실 사용

동부구치소 관련 확진 792명…이중 17명은 음성 판정 후 타 시설로 옮긴 뒤 확진
당국 "택배-우편물 통한 코로나19 감염사례 국내외에 아직 없어"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 내 수감자들을 생활치료센터와 다른 구치소 및 교도소 등지로 이송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밀집도를 낮춰 동부구치소 내 코로나19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조처다.

방역당국은 이들이 '1인 1실' 형태로 격리돼 치료를 받게 되는 만큼 동부구치소발(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타 시설로 전파될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 방역당국 "접촉자도 확진자에 준해 1인 1실…시설 내 확산 가능성 작아"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동부구치소 내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현재 생활치료센터로 확진자를 빼내고 다른 구치소 또는 교도소로 전원하고 있다"며 "기저질환자와 고령자는 별도 조치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어 "동부구치소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수감자는) 엄격한 조치가 당연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밀접 접촉자 중 일부는 다른 교도소로 이송된 인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밀접 접촉자도 확진자에 준해 1인 1실을 사용하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며 "교도소 또는 구치소 내 코로나19 확산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동부구치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792명(수용자 771명·직원 21명)이다.이들 중에는 동부구치소에서 2차례 음성 판정을 받고 다른 교정시설로 이송된 뒤 확진된 사람이 17명 포함돼 있다.

서울남부교도소가 16명, 강원북부교도소가 1명이다.

앞서 교정 당국은 지난 23일 음성 판정을 받은 동부구치소 수용자 175명을 서울남부교도소와 강원북부교도소, 여주교도소 등 3개 기관에 분산 수용했다.
◇ 서신 발송 금지…"바이러스 전파 가능성 작지만 안전 고민"
현재 동부구치소 측은 바이러스 전파 우려를 이유로 서신 외부 발송을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이에 대해 택배·우편물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국내외에서 보고된 사례가 없다면서도 그 가능성 자체를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박영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현재까지 택배 또는 우편물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돼 감염이 확인된 사례는 아직 국내외에서 보고된 바 없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다만 "가능성이 '없다'가 아니라 '낮다'는 평가를 바탕으로 좀 더 안전한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구치소 관련 기관, 수도권 질병대응센터, 송파구 보건소 등이 협력해서 대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법무부는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확진자의 구속·형집행정지를 적극적으로 건의하고 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진 수용자는 경기도 이천에 마련된 국방어학원 생활치료센터에 수용키로 했다.

또 비확진자는 강원북부교도소와 신축 대구교도소 등 타 교정시설로 신속히 이송하는 등 동부구치소의 수용밀도를 지속해서 낮추기로 했다.이 밖에도 교정시설 수용률을 낮출 수 있도록 면역력 취약자와 모범 수형자 등을 대상으로 가석방 심사기준을 낮춰 가석방을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