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분노에도 평정심 찾자"…서점가에 스토아학파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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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테토스·세네카 등 조명서점가 인문·철학 분야에서 고대 그리스·로마시대 스토아학파의 물결이 일고 있다. ‘마음을 단련하면 외부의 불행에 굴하지 않고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철학이 코로나19에 분노하고 지친 독자들에게 다가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1개월 사이 출간된 스토아학파 관련서는 네 권이다. 마시모 피글리우치 미국 뉴욕시립대 철학과 교수의 《가장 단호한 행복》(다른), 이진우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의 《균형이라는 삶의 기술》(인플루엔셜), 로마 철학자 세네카를 다룬 《세네카: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아날로그), 노예 출신의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어록을 실은 《에픽테토스: 어떻게 자유로워질 것인가?》(아날로그) 등이다. 이 외에 지난 4월 출간된 윌리엄 B 어빈 미국 라이트주립대 교수의 《좌절의 기술》(어크로스), 5월에 나온 조지 브래들리의 《스토아적으로 살아갑니다》(프롬북스)도 삶의 지혜를 스토아학파에서 찾은 책이다.이들 책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 애쓰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스토아 철학에선 “우리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의 정신”이라고 말한다. 에픽테토스는 “우리에게 달려있지 않은 것에 대한 욕망은 지금 당장 버려야 한다”며 스스로의 자유의지로 감정의 평화를 다스려야 한다고 설명한다. 세네카는 “우리 모두는 악한 사람들 사이에 살고 있는 악한 사람일 뿐”이라며 “허물은 어디에나 존재하므로 서로에게 더 친절하게 대해야만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스토아 철학의 핵심은 금욕과 평정의 두 단어로 요약된다. 내면의 욕망을 절제할 줄 알아야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고통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손으로 제어할 수 있는 문제에만 집중해야 편안한 마음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10년 전만 해도 스토아학파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크지 않았다는 게 이진우 교수의 설명. 이 교수는 “삶과 업무에 지친 현대인들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스토아학파에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출판계에서 이 트렌드를 짚어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