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제치고 고급차 대세 된 제네시스…내년도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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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출범 5년 만에 연간 10만대 판매 고지 [이슈+]올해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판매량으로 벤츠를 앞질러 존재감을 뽐낸 제네시스가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 "GV80·G80 끌고 GV70 밀고"
∇ 전기차 저변 확대에도 '박차'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해의 신차 G80·GV80·GV70을 잇따라 흥행시키며 제네시스 출범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10만대 판매 고지를 밟았다. 국내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 최강자 벤츠도 처음으로 앞질렀다.올해 1~11월 제네시스 판매량은 누적 9만608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4.4% 늘었다. 월 평균 판매량이 8700대 수준이기에 10만대 돌파는 무난하다는 평가다. 제네시스가 속한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 최강자인 벤츠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누적 6만7333대에 그쳤다.
올해 제네시스 성장세는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로 거듭난 주력 세단 G80과 브랜드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이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월 출시된 G80은 사전계약 첫날에만 2만2000여대가 계약되는 신기록을 세웠다.
G80는 꾸준한 인기로 11월까지 누적 4만9420대 판매량을 기록, 제네시스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견인했다. 올 1월 출시된 GV80도 사전계약 하루 만에 1만5000여대가 팔리는 등 SUV 돌풍에 힘입어 누적 판매량 3만여 대를 기록하며 흥행을 주도했다. 업계는 내년에도 제네시스가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 초 내놓은 브랜드 첫 중형 SUV GV70의 신차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GV70은 지난 10월 공개 당시 기존 제네시스의 중후함을 덜어낸 스포티하면서도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국내외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풀옵션 모델 가격이 비싸다는 불만도 제기됐지만 계약 개시 하루 만에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하며 논란을 잠재웠다. GV80과 G80 사전계약 물량에는 다소 못 미치는 실적이지만 연말 코로나19 재확산세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비수기인 12월에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성과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G80과 GV80의 인기 또한 여전해 판매량이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출시 1년이 다 돼 가지만 아직도 두 차량의 계약 이후 차량 인도까지 대기 기간은 3개월에 이른다. 북미 수출까지 본격화하고 있어 두 차량의 상승세는 유지될 전망이다.앞서 GV80은 미국 현지 언론으로부터 "마이바흐급 정숙성을 갖췄다"는 극찬을 받으며 사전계약 물량 2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제네시스 연간 판매량 수준의 실적으로 SUV가 주력인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GV80은 지난달부터 미국에서 고객 인도를 시작했고, G80과 함께 '2021 북미 올해의 차' SUV·승용차 부문에 각각 최종 후보로 올랐다. 결과는 내년 1월 11일 발표되고, 결과에 따라 GV80이 스테디셀러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네시스의 내년 활약상도 한층 기대되고 있다. 내년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으며 유럽 재진출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전기차 시장에도 뛰어든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JW(프로젝트명)와 G80 기반 파생 전기차 eG80 등을 내놓는다. 특히 E-GMP 기반 차량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500km에 달하고 800V 충전 시스템도 갖춰 18분이면 80% 충전이 가능하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높은 사용 편의성을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강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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