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공정위원장 "건전한 디지털시장 제도적 기반 만들겠다"

▽ 플랫폼공정화법 제정 등 계획 밝혀
▽ 소상공인·자영업자 사회안전망 강조
▽ "소비자 알 권리 충실히 보장해야"
▽ "대기업집단 경제력 남용 감시 강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사진=연합뉴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내년에는 국내 디지털 시장 생태계에 공정경제 인프라를 안착시키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약속했다.

31일 조 위원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됐다"며 "디지털 시장생태계가 혁신과 경쟁을 통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만들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조 위원장은 먼저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간의 거래관계를 공정하게 만들기 위한 플랫폼공정화법 제정과, 플랫폼과 소비자간의 관계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플랫폼의 책임성을 확보하면서 실효성 있는 피해예방과 구제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전자상거래법 개정도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면 서비스 분야의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 충격이 집중되며 공정위의 역할이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위원장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권익을 보호하는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공정경제 인프라를 더욱 튼튼하고 촘촘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40년 만에 처음으로 전부 개정된 공정거래법이 개정 취지와 국민의 기대에 맞게 시행될 수 있도록 기업 등 이해관계자와 적극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소비자의 안전할 권리와 정확히 알 권리를 충실히 보장해야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모든 정책의 최종 고객은 소비자란 인식 하에,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을 돕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되도록 선순환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위원회의 일관성 있는 법집행과 제도 개선, 사업자들의 자발적 변화도 주문했다.

조 위원장은 "담합이나 갑질 등 반칙행위는 국내외 사업자를 불문하고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시장에 확립될 수 있도록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일감 몰아주기 감시대상이 확대되고 편법적 지배력 확대를 방지하는 장치가 확충됐다"며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남용행위에 대한 감시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그는 중국 '전국책'의 '반구십리(半九十里)'를 인용하며 "올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5년차에 접어드는 해"라며 "백 리를 가려는 사람은 구십 리에 이르러서도 반 정도 온 것으로 생각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반구십리'의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1년은 공정위가 창립 40주년을 맞이하는 해"라며 "디지털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되고, 민생의 어려움도 깊어지고 있는 만큼 공정위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라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모두가 마음을 모아 얼어붙은 민생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고 국민의 삶에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아래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신년사 전문
공정거래위원회 가족 여러분!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습니다.해를 넘어가며 이어지는 감염병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조용한 연말연시이지만, 지난해의 어려 움을 떨쳐버리고 다시금 희망을 찾는 새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작년 2020년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우리 위원회 직원 여러분 모두가 탁월한 전문성과 투철한 책임감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덕분에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40년만의 첫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을 통해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정하고 혁신적인 경제시스템 구현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여행·예식 등 5개 분야에 대한 분쟁해결기준을 마련하고, 착한 프랜차이즈 운동, 공정거래협약 등을 통해사업자들의 고통 분담 노력도 적극 지원하였습니다. 나아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디지털 경제에서도공정한 시장질서가 바로 설 수 있도록‘디지털 공정경제’의 청사진을 제시하였습니다.

사건을 통해 시장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약속에 걸맞는 울림이 있는 법집행 성과들도 다수 있었습니다. 하도급·유통·대리점 분야의 고질적인 갑질행위와 중소기업의 성장기반을 침해하는 기술유용행위,화물운송 분야 등에 대한 담합을 엄단하였고, 중소기업의 경쟁기회를 잠식하는 일감몰아주기를 기업집단 규모에 무관하게 엄정 대응하였습니다.

주요 플랫폼 사업자의 경쟁제한적인 M&A와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자사를 우대하고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 등을 적극 시정하였고, 데이터룸을 도입하여 자료접근권을 보완하는 등의피심인의 방어권 강화 노력도 있었습니다.

직원 여러분 그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리 공정위의 높은 수준의 법집행 내용과 적극적인 집행의지는 국제 사회로부터도 크게 인정받았습니다.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2021년은 공정위가 창립 4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서디지털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되고,민생의 어려움도 깊어지고 있는 만큼 공정위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입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가속화된 4차 산업혁명이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커다란 흐름이 됨에 따라,디지털 시장생태계가 혁신과 경쟁을 통해 건전하게 발전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동시에, 대면 서비스 분야의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 부정적 충격이 집중되며‘코로나 양극화’와 불평등의 흐름이 악화되거나우리 경제에 고착되지 않도록포용적인 시장환경을 만들어가야 하는 공정위의 역할이 더욱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5년차에 접어드는 해이기도 합니다. 백 리를 가려는 사람은 구십 리에 이르러서도 반 정도 온 것으로 생각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반구십리(半九十里)'의 마음으로, 지난 4년간 일관되게 추진해온공정경제의 인프라를 시장에 착근시키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냄으로써, '공정이 뿌리내린 활기차고 따뜻한 시장경제'가 우리 국민의 삶 속에 구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첫째, 디지털 시장생태계가 경쟁을 통해 혁신해나가고 공정의 기반 위에서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디지털 공정경제를 구현하기 위한 제도 보완을 속도감 있게 마무리하여야 합니다.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간의 거래관계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들기 위한 플랫폼공정화법 제정과, 플랫폼과 소비자간의 관계에서온라인 거래환경에서의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호하고,
플랫폼의 책임성을 확보하면서 실효성 있는 피해예방과 구제방안을 마련하기 위한전자상거래법 개정도 반드시 완수해야 합니다.

더불어 플랫폼 사업자가 독점력을 남용하고 혁신과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일관성 있게 엄정히 대응해나가야 합니다. 특히, 플랫폼공정화법과 전자상거래법 제·개정은 플랫폼 기업과 입점업체, 소비자 등온라인 플랫폼을 둘러싼 모든 경제주체가 함께 번영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플랫폼 기업들이 시장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으로시장에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둘째, 개정된 공정거래법이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준비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권익을 보호하는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공정경제 인프라를 더욱 튼튼하고 촘촘하게 만들어가야 합니다. 40년만에 처음 전부개정된 공정거래법이 개정 취지와 국민의 기대에 맞게 시행될 수 있도록 기업 등 이해관계자와 적극 소통하며시행령 등의 하위규범을 착실히 정비해나가야 합니다. 또한, 소상공인과 중소하도급 업체의 협상력을 제고하고 분쟁예방과 해결을 도울 제도적 장치들이 알차게 담긴가맹사업법, 대리점법, 하도급법 개정 작업이조속히 완료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셋째, 모든 정책의 최종 고객은 소비자란 인식 하에, 공정하고 안전한 소비환경 조성을 위해 힘써야 합니다. 소비자의 엄중한 선택은 시장과 기업 행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에 있어법과 제도를 비롯한 정부의 어떠한 노력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소비자의 안전할 권리와 정확히 알 권리를 충실히 보장함으로써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을 돕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기업의지속적인 혁신과 책임 경영이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이와 함께 우리 위원회가 범정부 소비자정책의 컨트롤 타워로서정부 정책과 제도가 보다 소비자지향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이끌어나가는 노력도 강화해야 합니다.

넷째, 시장경제에 공정경제가 뿌리내리고영구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우리 위원회의 일관성 있는 법집행과 제도 개선, 사업자들의 자발적 변화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경쟁사업자간의 담합이나, 거래상의 우월한 지위를 앞세운 갑질, 독과점적 지위를 남용하여 시장진입을 방해하는 등의 반칙행위는, 국내외 사업자를 불문하고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시장에 확립될 수 있도록적극적으로 감시하여 엄단하고, 반칙행위가 발생하는 원인이 되는 불합리한 규제도 적극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일감몰아주기 감시대상이 확대되고편법적 지배력 확대를 방지하는 장치도 확충된 만큼, 개편된 제도 취지에 맞게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남용행위에 대한 감시도 강화해나가야 합니다. 다만 공정경제의 기반을 닦는 것은 정부의 몫이지만, 공정경제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시장참여자들의 몫입니다.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체의식과 상생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때보다 큰 지금,
정부는 연성규범과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바람직한 거래관행을 제시하고 기업들 스스로 상생협력을 위한 새로운 걸음을 기꺼이 디디어 나갈 때 공정경제는 비로소 온전히 뿌리내릴 수 있습니다.

공정위 직원 여러분, 우리 공정거래위원회는시장경쟁과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과도한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는 시장경제의 수호자이자, 공정하고 혁신적인 시장환경을 조성하는
정원사로서의 소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소명이 엄중한 만큼,우리 공정위는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직원 여러분의 역량을 한 층 높이기 위한 지원방안을 다방면으로 찾아 나갈 것이며, 심결·조사절차 개선, 경제분석 역량 강화, 지자체와 소비자원·조정원 등과의 협업 강화에도적극 힘쓰겠습니다.

올 한해, 저와 여러분 모두가 마음을 모아 하나의 팀으로 지혜와 열정을 모을 때, 위기로 얼어붙은 민생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고국민의 삶에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낸다는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노력해나갑시다.2021년의 문을 여는 오늘, 공정위 가족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직장과 가정에서 소망하시는 일들이 모두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