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 '취임사' 인용하며 떠난 노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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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31일 취임 24개월 만에 물러났다. 노 실장은 마지막 말로 문재인 대통령의 글을 빌려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07년 3월 12일 참여정부의 비서실장으로 취임하며 하산하는 마지막 비서실장이 되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임기 1년의 대통령에 새로 취임한 분을 모신다는 자세로 각자 마음을 다잡자”고 말했다. 떠나는 노 실장도 이 말을 통해 새로 임명된 비서실장과 청와대 참모들에게 새로운 마음으로 일할 것을 주문한 셈이다. 그는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인내심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노 실장은 ‘빙동삼척비일일지한(氷凍三尺非一日之寒)’이란 말을 꺼내들었다. 이는 세 척의 얼음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세 척이면 1m인데 이 1m의 얼음이 하루의 추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듯 하루의 따뜻함으로 녹일 수도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우리 사회의 문제는 그 뿌리가 깊어서 인내심을 가지고 지혜를 발휘해 대응해야 해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그러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일한 것이 영광이었다고도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편견 없는 합리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 역사의 진보에 대한 신뢰, 그리고 이 모든 것에 기반한 미래 비전을 가지신 분"이라며 "최고의 대통령을 모셨던 지난 2년은 참으로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고 말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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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