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의 용기, 한 걸음의 희망…대한민국, 다시 달리자

일러스트=추덕영 기자choo@hankyung.com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속에 맞이한 올해는 희망이란 말이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2020년은 살아남기 위해 절치부심한 해였다. 인류를 덮친 코로나19는 세계적으로 8310만 명을 감염시켰고, 181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국내 상황도 악화일로다. 확진자가 매일 약 1000명씩 급증하는 ‘혹독한 겨울’을 살고 있다. 답답한 마스크에 어느덧 익숙해진 코흘리개 아이, 자주 만나지 못해 “절친이 없다”는 초등학생의 말에 가슴이 아려온다.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치료제가 나오면 코로나19는 언젠가 종식될 것이다. 경제주체들은 그때까지 버티며 생존해야 한다. 멀리 내다보고 한발 앞서 미래를 준비하는 일도 멈춰선 안 된다.

음식점 노래방 PC방 헬스클럽 등 자영업은 코로나19로 쑥대밭이 됐다.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다. 지난해 3월 서울 송파구에서 헬스클럽을 창업한 김승리 대표(33)는 최근 1분짜리 개인지도(PT) 동영상을 제작해 회원 90여 명에게 보내기 시작했다. 헬스장에 오지 못하는 회원들과 소통하며 재기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괴멸적 타격을 입은 항공·여행업도 전염병이 물러나면 다시 기회를 잡을 준비를 해야 한다. 여행서비스 플랫폼기업 마이리얼트립은 위기 속에서도 개발 인력을 늘려 인공지능(AI) 기반의 맞춤형 추천 기능을 고도화했다. 그 덕분에 432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700개이던 제주도 여행 상품은 3000개까지 늘려놨다.지난해 ‘K제조업’의 저력을 확인한 건 큰 위안이었다. 우리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잠시 휘청였지만 이내 중심을 잡고 치고 나갔다. 반도체,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은 세계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다. 바이오·제약 분야에선 미래 성장동력을 찾아냈다. 모더나가 백신 공급과 별도로 위탁생산(CMO)을 제안한 것도 한국의 제조 경쟁력을 높게 평가한 결과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기업의 실적은 역대급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장사가 118개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수출 호조로 지난해 11월까지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이미 연간 목표치(65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는 도전하는 사람과 기업들이 앞장서 극복해 왔다. 한국경제신문은 1일자부터 ‘희망 2021-대한민국 다시 뛰자’라는 기획시리즈를 10회에 걸쳐 게재한다.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분투하는 현장 사람들, 기회를 찾아 사업을 키우는 창업인과 기업의 스토리를 발굴해 독자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신명 나게 한번 일해보고 싶다’는 기업인들의 절절한 목소리도 담아낼 예정이다. 올해는 모든 경제주체가 코로나19를 이겨내고 더 많은 ‘경제적 자유’를 누리게 되길 소망해 본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