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 누적 코로나 확진자 1천명 육박…법무부 뒷북 대응

동부구치소, 126명 추가 확진…서울구치소 확진자 1명 숨져
이용구 "심려 끼쳐 죄송" 뒤늦은 사과…교정시설 3단계 격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동부구치소(이하 동부구치소)에서 31일 126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국 교정시설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천명에 육박했다.법무부는 부랴부랴 교정시설 내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고 수용자 접견을 제한하는 등 코로나19 대응을 강화하고 있지만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구치소에서는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남성이 치료 시설을 찾지 못해 구급차에서 대기하다 숨지는 등 교정 당국의 미숙한 대응도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법무부가 전날 동부구치소 직원 465명과 수용자 1천29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4차 전수조사를 진행한 결과, 수용자 12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전날 동부구치소에서 강원북부교도소로 이송된 수용자 126명중 5명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지난달 27일 동부구치소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이날 오후 5시까지 동부구치소 관련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모두 923명이다.

동부구치소발 코로나19 확진자를 포함해 전국 교정시설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수용자와 직원은 총 968명(수용자 929명·직원 39명)이다.
교정시설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자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현황·대책 브리핑을 열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사과했다.동부구치소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뒤 법무부 고위 관계자가 사과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 차관은 "신입 수용자에 대한 전수검사를 검토해왔으나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며 사실상 법무부의 대처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법무부는 교정시설 내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앞으로 2주간 전 교정시설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들어갔다.다음 달 13일까지 수용자 일반 접견이 전면 중단되며, 변호사 접견도 불가피한 경우에만 허용된다.

취사장 등 필수작업 외에는 모든 작업과 교육을 중단했다.

교정시설 직원들은 비상 근무체계를 유지하며, 외부 활동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동부구치소는 과밀 수용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수용자들을 타 기관으로 추가 이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법무부는 음성 판정을 받은 동부구치소 수용자 301명을 서울남부교도소 등 다른 교정시설로 옮겼고, 지난 28일엔 무증상·경증 확진자 345명을 경북북부2교도소(청송교도소)로 이감했다.
이날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구급차에 대기하다 숨진 수용자는 평소 고혈압을 앓고 있었고 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도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가 상태가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구치소 직원들은 이 수용자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하려 했으나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했다.

교정시설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2명으로 늘었다.

교정시설 최고 책임자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29일에야 비로소 첫 현장점검을 했으나 당일 점검 외에는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는 물론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날 법무부 브리핑에도 추 장관은 불참했다.법무부 노동조합은 동부구치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책임을 물어 이날 추 장관을 직무유기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