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 폐쇄·진입로 봉쇄'…을씨년스러운 동해안 "내일이 걱정"

"들어가시면 안 돼요 vs 언제 통보했나"…동해안 곳곳에서 승강이
해마다 마지막 날 다채로운 해넘이·해맞이 행사를 마련하고 손님맞이에 분주했던 강원 동해안이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방문객 차단에 애를 먹고 있다.경자년(庚子年)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해맞이 명소를 일찌감치 폐쇄한 동해안 각 시군은 별도의 종무식도 없이 소속 공무원들을 각각 지정된 해변에 배치했다.

해맞이객 안내를 위한 비상 근무가 아닌 방문 차단과 몰려든 방문객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서다.

'새해맞이는 각각 가정에서 해 주십시오'라는 안내에도 해맞이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방역에 비상이 걸린 강릉시는 애초 예정됐던 임영대종 타종식도 취소하고 해맞이 관광객 통제에 나섰다.

해당 국별로 지정된 해변에서 내일 오전 10시까지 3교대로 비상 근무에 들어갔다.

오후 들어서는 해변으로 들어가는 접근로를 순차적으로 폐쇄했다.차단막이 둘러쳐진 해맞이 명소는 백사장을 찾는 인적이 끊기면서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꼬박 1년 전인 지난해 연말 경포해변에서 해넘이·해맞이 행사를 개최하고 불꽃놀이가 펼쳐진 것과는 180도 달라진 세밑 풍경이다.

그런데도 이날 오전 강릉의 일출 명소에는 올해 마지막 해를 감상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부 관광객은 해변 출입 통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넘어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해변 등의 주차장 31곳 출입이 전면 금지되자 일부 관광객이 통제하는 공무원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들은 "당신네가 언제 우리에게 통제한다고 통보한 적이 있느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강릉 시내 음식점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다음 날 오후 3시까지 취식이 전면 금지됐다.

음식은 포장만 가능하다.

속초해변과 양양 낙산 등 일출 명소가 많은 속초와 양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해맞이·해넘이 인파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인근 지역 주차장까지 폐쇄하면서 속초해변 주차장은 텅 비었다.
주요 해맞이 명소는 물론 항·포구와 크고 작은 해변도 이미 수일 전에 폐쇄된 상태다.

속초시는 이날 오후부터 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 모범운전자 등 수백 명씩을 현장에 투입해 관광객 출입 통제와 교통정리에 투입될 인원을 점검하고 근무에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장에 투입될 직원들도 배정된 근무지를 확인했다.

각 자치단체는 통제 과정에서 지시에 따르지 않을 관광객과 마찰이 발생할 것에 대비한 지침을 설명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한 공무원은 "마지막 날인 이날 저녁도 걱정이지만 새해 첫날 해맞이 관광객이 안내에도 불구하고 구름처럼 몰려들까 봐 걱정이다"라고 푸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