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대리전 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경쟁

'미래차 기술 표준 선점' 협업 활발
위라이(NIO)에 투자한 텐센트, 20배 수익 내기도
알리바바-샤오펑, 바이두-웨이마도 기술 공동 개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위라이(NIO)의 ES6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에 벌어지는 토종 스타트업들의 경쟁은 이들에 투자한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들의 대리전 양상도 띠고 있다. 빅테크들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기술 표준을 주도하기 위해 전기차업체들과 협업하고 있다.

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소셜미디어·게임 부문의 강자 텐센트는 전기차 스타트업 위라이(영문명 NIO)에 현재까지 5억2000만달러(약 5500억원)를 투자했다. 현재 지분 16.3%를 보유한 2대주주다. 위라이의 현재 시가총액은 794억달러에 달하며 텐센트가 보유한 위라이의 지분 가치도 130억달러로 불어났다. 텐센트는 위라이와 함께 자율주행 기술의 근간이 되는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개발하고 있다.알리바바는 위라이와 함께 NYSE에 상장돼 있는 샤오펑과 협업하고 있다. 샤오펑 창업자인 허사오펑은 알리바바 모바일비즈니스그룹 대표 출신이다. 그가 2017년 샤오펑을 설립할 때 알리바바가 투자해 현재 지분 13.3%를 들고 있다.

알리바바는 독자 개발 운영체제인 윈OS를 자동차용으로도 발전시켰고, 이를 샤오펑 전기차에 적용하고 있다. 윈OS는 디지털 지도, 음성 인식, 카메라 센서 등 자율주행차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바이두는 지난해 9월 비상장 스타트업인 웨이마자동차가 모집한 100억위안 투자에 참여했다. 이 회사는 2017년 개방형 자율주행 제휴 플랫폼인 아폴로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웨이마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바이두와 제휴하고 있다.차오화 유니티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전기차 시장의 승패는 첨단기술에서 갈릴 것"이라며 "재정적으로는 물론 기술적으로도 강력한 후원자를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소비자들은 차량에 장착된 전자장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높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중국 자동차 산업에서 디지털 부문의 시장 규모가 연간 1조위안(약 17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