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사면론' 촉발…이낙연發 차기 레이스 시동

중도층 소구력 평가…차기 3강구도 속 돌파구되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일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꺼내들었다.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집권여당 대표로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새해 정치권은 벽두부터 '사면정국'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유력한 대권주자로서 '국민통합'을 신년 메시지로 던졌다.통합을 전면에 내세워 개혁 동력을 확보하고 정국 주도권을 확실하게 쥐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그동안 독자적인 색채엔 신중을 기했던 행보와도 달라진 움직임이다.

'이낙연이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기본적으로는 문재인 정부 막바지 국정동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정권재창출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선 극심한 진영 갈등을 극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메시지는 당내 공식 논의를 거치지 않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개인의 결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일각에서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의 잇단 독대 회동에서 일부 공감대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사면은 지금까지 당내에서 논의가 됐던 사안이 아니다"라며 "최근에 통합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나눴는데 이 대표가 바로 사면을 이야기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여전히 사면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이어서 당내 여론을 하나로 모을 돌파력을 발휘할지가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년3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유력 주자인 이 대표가 중도층을 겨냥한 대권행보를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동안 보수 진영에서 사면을 강하게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면 카드는 중도층에도 소구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복귀 이후로 여권의 강경 진영에서 '윤석열 탄핵론'이 분출하자, 이 대표가 "현안을 넓게 보라"며 제동을 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부동산, 추미애-윤석열 갈등 사태, 백신대응 논란으로 여권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자신의 지지율도 동반하락한 이 대표에게는 회심의 카드가 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새해를 맞아 진행된 대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경기지사, 윤석열 검찰총장, 이 대표의 '3강 구도'가 뚜렷해졌다.

여권주자만 놓고 보면 이 대표가 이 지사를 오차범위 안팎에서 추격하는 구도다.

이 대표로서는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이 대표 측 관계자는 "남은 임기 동안 방역·민생·경제와 통합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낙연식 정치 행보가 본격화하는 것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