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재개발 요청에…안철수 "정부와 싸워서라도 한다"

새해 첫 행보로 부동산 택한 안철수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새해 첫 일정으로 전국 1호 도시재생 사업 장소인 서울 종로구 창신동을 방문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당시 SH공사 사장이었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했던 곳이다. 안 대표는 이날 창신동 현장에서 "이런 노후 거주지역에서 환경미화 수준의 도시재생사업은 실효성이 없다"며 "시장이 되면 반드시 고치겠다"고 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밝힌 안 대표가 서울시의 최대 현안인 주거 문제를 들고나온 것이다.

그는 이날 현장을 둘러본 뒤 "도시재생 사업의 가장 큰 목표는 그 곳에 사는 주민들의 만족도 높이는 것 아니겠나. 하지만 주민들은 반대로 그 어떤 효과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다수의 주민들은 도시재생사업이 있었나, 그리고 사업비 868억원은 도대체 어디에 쓰였나 의구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박 전 시장과 변 장관의 도시재생사업 현장을 찾아 서울시 주거정책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시장이 되면 도시재생사업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지금의 사업 결과를 냉정하게 평가한 다음에 개선책을 찾겠다"고 했다. 이날 주민들은 안 대표에게 도시재생 사업으로 주거 환경이 오히려 열악해졌다며 사업 백지화와 공공재개발 추진을 요구했다. 창신동에서 살다가 시설 낙후로 거주지를 떠났다는 김영필 씨가 "서울시장이 되면 도시재생지역이라도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해줄 의향이 있는가"라고 묻자 안 대표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주민분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고, 중앙정부와 싸워서라도 관철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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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겸 창신동 공공재개발 준비위원장이 "도시재생은 법적·제도적으로 출구가 없고, 주민 동의로 (도시재생을) 해제할 수 있는 정책 근거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하자 안 대표는 "이곳 도시재생사업 자체가 워낙 상징적인데, 이 사업을 바꾼다고 하면 자신들의 정책실패를 인정하는 게 돼서 주민 요구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안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서 인구가 급속히 줄어드는 것 자체가 정책이 실패했다는 증거다. (서울시장이 되면) 꼭 주민분들 힘드신 상황을 꼭 해결하겠다"고 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한 후 7년 동안 창신동 인구가 3000~4000명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장 일정을 마친 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서울 시민들이 가장 고통받는 것이 부동산 문제"라며 "부동산 문제가 열악해진 한 축에는 잘못된 도시재생사업이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다시 짚어보고 정책 발표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