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3·4호기' 생명 연장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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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1호기' 檢수사 여파오는 2월 전면 백지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됐던 신한울 3·4호기의 생명이 당분간 연장될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신한울 3·4호기 건설 취소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에 “당분간 현 상황을 유지하게 해달라”고 요청하면서다.
한수원, 허가 연장 요청
'건설 중단상태' 유지될 듯
1일 산업부에 따르면 한수원은 최근 신한울 3·4호기의 발전사업 허가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산업부에 구두로 요청했다. 산업부는 허가를 연장해준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발전사업 허가가 연장되면 신한울 3·4호기는 ‘무기한 건설 중단’ 상태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당초 원전업계와 학계 등은 정부가 신한울 3·4호기의 발전사업 허가를 합법적으로 취소할 수 있게 되는 올해 2월부터 신한울 3·4호기의 전면 백지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봤다. 원전을 지으려면 발전사업 허가와 공사계획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한수원은 2017년 2월 발전사업 허가만 받았다. 전기사업법에 따르면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뒤 정당한 사유 없이 4년 내 공사계획 인가를 받지 못하면 정부가 발전사업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하지만 검찰이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정부 한 관계자는 “한수원이 공사계획 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것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인데, 이를 두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인가를 받지 않았다’고 하기 어렵다”며 “법적 문제가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결정을 내렸다가 산업부와 한수원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매몰비용을 물어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발전사업 허가가 연장된다고 해도 건설이 재개되진 않는다. 건설 재개가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역행하기 때문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