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이건희·긴즈버그...지난해 우리 곁을 떠난 유명인 2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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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농구(NBA) 코비 브라이언트부터 숀 코네리까지, AP통신이 지난해 세상을 떠난 전세계 주요 인사들을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3일 AP통신은 지난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정치, 사회, 예술 등 각자의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은 유명인들을 100여명 선정해 그들의 업적을 추모하고 독자들에게 간략한 설명을 전했다.통신은 이들의 엄청난 업적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죽음을 애도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됐다고 평가했다. AP가 선정한 주요 인사들 중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들을 22명을 골라 사망 순서대로 추렸다.
할리우드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배우 커크 더글라스는 2월5일 자택인 비버리힐즈에서 조용히 사망했다. 향년 103세. 구체적인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노환에 의한 자연사로 추측되고 있다.
그는 특유의 사각턱과 구릿빛 피부, 그리고 레슬링 선수로 일했던 경력을 살려 거칠고 강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꾸준히 경력을 쌓은 덕분에 그는 1950년 영화 '챔피언(Champion)', 1953년 '미녀와 건달(The Bad And The Beautiful)', 1957년 '열정의 랩소디(Lust for Life)'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3번 오른다.또 독립 프로덕션을 세워 1960년 로마 시대 '스파르타쿠스의 난'을 다룬 '스파르타쿠스(Spartacus)'를 만들게 된다. 이 영화로 오스카상을 4개 수상하는 등 작품성과 흥행 측면에서 모두 호평을 받았다.
'세기의 경영자'(manager of the century)로 불린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3월2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그의 사망 후 GE는 성명을 통해 "웰치 전 회장이 신부전을 앓다가 전날 집에서 숨을 거뒀다"며 부고를 알렸다.
웰치 전 회장은 1981년 최연소 GE 회장직에 오른 뒤 20년간 회사를 이끈 미 경제계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취임 당시 120억달러(약 14조3280억원)에 불과했던 GE의 시가총액을 4100억달러(약 489조5400억원)로 무려 34배 성장시켰다.'루실', '레이디', '아일랜즈 인 더 스트림', '더 갬블러' 등의 노래를 히트시킨 컨트리 음악의 거장 케니 로저스는 3월20일 미국 조지아주 자택에서 사망했다.
케니 로저스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다양한 히트곡을 쏟아내며 미국에서만 4700만 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했다. 케니 로저스는 2013년 컨트리 뮤직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수학자인 캐서린 존슨도 3월 10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1960년대 미국과 소련간의 우주 경쟁이 치열하던 시절, 흑인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나사 궤도 연구팀에 참여해 우주 비행사들의 지구 진입 궤도를 계산했다. 그녀의 업적은 영화 '히든 피겨스'로 널리 알려졌다.
또 다른 스웨덴의 원로 배우 막스 폰 시도우도 90세의 나이로 지난해 4월 세상을 떴다. 영화 '엑소시스트'에서 악마를 물리치는 신부 역활로 우리에게 친숙하다. 이란 이라크 전쟁의 휴전을 중재했던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 전 UN사무총장도 같은 달 운명했다.
존 트래볼타의 부인이자 영화 트윈스와 제리 맥과이어 등으로 널리 알려진 배우 켈리 프레스톤도 2년간의 암 투병 끝에 7월 생을 마감했다.
그는'sex(성)'라는 말을 사용하면 남성 판사들이 산만해질 것이라며 대신 'gender(젠더)'라는 말을 최초로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시대의 가장 논쟁적인 사회 문제에 대해 27년간 꾸준히 진보적인 표를 던져왔다. 특히 여성낙태권, 동성결혼 등 미국 사회의 불평등에 있어서 약자에 힘을 보태며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았다.
쿠웨이트의 세이크 사바 알 아하마드 알 시바 국왕과 '레게 음악의 전설' 튜츠 히버버트도 각각 지병과 코로나로 인해 사망했다.
'양손 해머링' 연주법으로 록 음악계를 평정한 기타리스트 에드워드 반 헤일런이 10월6일 암으로 사망했다. 향년 65세. 1983년 마이클 잭슨의 '비트 잇'의 기타 솔로 연주로 이름을 알린 반 헤일런은 그해 말에 앨범 '1984'을 내고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다. 이 앨범은 미국에서만 1000만장 이상이 팔렸고 수록곡 '점프'는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올랐다.
AP통신은 10월25일 사망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다뤘다. 통신은 작은 TV 제조업체였던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가전업체로 탈바꿈 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부패로 인해 리더십도 손상됐다고 전했다.
첩보 영화 시리즈 '007'에서 1대 제임스 본드 역할을 연기한 원로 영화 배우 숀 코너리는 10월31일 사망했다. 향년 90세. 영국 태생인 코너리는 1962년 제작된 007시리즈 첫 작품인 '007 살인번호'(원제 Dr. No)에서 최초의 제임스 본드 역할을 맡았다. 코너리는 007시리즈 이외에도 '오리엔트 특급살인'(1974년), '장미의 이름'(1986), '언터처블'(1987년),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1989년), '더록'(1996년)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고 2006년 공식 은퇴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3일 AP통신은 지난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정치, 사회, 예술 등 각자의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은 유명인들을 100여명 선정해 그들의 업적을 추모하고 독자들에게 간략한 설명을 전했다.통신은 이들의 엄청난 업적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죽음을 애도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됐다고 평가했다. AP가 선정한 주요 인사들 중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들을 22명을 골라 사망 순서대로 추렸다.
1월 / 코비 브라이언트
지난해 1월26일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한 농구선수 코비 브라이언트. 향년 41세. 20년 동안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에서 뛰면서 5번의 우승을 차지한 그는 NBA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20시즌 동안 무려 18번이나 NBA 올스타에 이름을 올렸다.2월 / 무바라크, 커크 더글라스
2011년 '아랍의 봄' 민중 봉기 때 축출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은 지난해 2월25일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 사망했다. 향년 91세. 그는 '현대판 파라오'로 불릴 정도로 30년간 철권을 휘두른 독재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1981년 10월 국민투표를 거쳐 대통령에 당선된 뒤 30년 동안 장기 집권하다가 2011년 민주화 시위로 축출됐다.할리우드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배우 커크 더글라스는 2월5일 자택인 비버리힐즈에서 조용히 사망했다. 향년 103세. 구체적인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노환에 의한 자연사로 추측되고 있다.
그는 특유의 사각턱과 구릿빛 피부, 그리고 레슬링 선수로 일했던 경력을 살려 거칠고 강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꾸준히 경력을 쌓은 덕분에 그는 1950년 영화 '챔피언(Champion)', 1953년 '미녀와 건달(The Bad And The Beautiful)', 1957년 '열정의 랩소디(Lust for Life)'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3번 오른다.또 독립 프로덕션을 세워 1960년 로마 시대 '스파르타쿠스의 난'을 다룬 '스파르타쿠스(Spartacus)'를 만들게 된다. 이 영화로 오스카상을 4개 수상하는 등 작품성과 흥행 측면에서 모두 호평을 받았다.
3월 / 잭 웰치, 케니 로저스
'세기의 경영자'(manager of the century)로 불린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3월2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그의 사망 후 GE는 성명을 통해 "웰치 전 회장이 신부전을 앓다가 전날 집에서 숨을 거뒀다"며 부고를 알렸다.
웰치 전 회장은 1981년 최연소 GE 회장직에 오른 뒤 20년간 회사를 이끈 미 경제계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취임 당시 120억달러(약 14조3280억원)에 불과했던 GE의 시가총액을 4100억달러(약 489조5400억원)로 무려 34배 성장시켰다.'루실', '레이디', '아일랜즈 인 더 스트림', '더 갬블러' 등의 노래를 히트시킨 컨트리 음악의 거장 케니 로저스는 3월20일 미국 조지아주 자택에서 사망했다.
케니 로저스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다양한 히트곡을 쏟아내며 미국에서만 4700만 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했다. 케니 로저스는 2013년 컨트리 뮤직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수학자인 캐서린 존슨도 3월 10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1960년대 미국과 소련간의 우주 경쟁이 치열하던 시절, 흑인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나사 궤도 연구팀에 참여해 우주 비행사들의 지구 진입 궤도를 계산했다. 그녀의 업적은 영화 '히든 피겨스'로 널리 알려졌다.
4월 / 아너 블랙먼
원로 배우 아너 블랙먼은 4월5일 영국 남동부 루이스에 위치한 자택에서 노환으로 눈을 감았다. 향년 94세. 1925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아너 블랙먼은 데뷔 초 모국인 영국과 해외 스크린에서 활약했다. 1948년 '어둠의 딸'로 데뷔해 인기를 얻었다. 대표작은 본드 시리즈 세 번째 영화인 '007 골드핑거'(1964)다. 007 시리즈 초기 명작인 '007 골드핑거'의 본드걸로 유명한 아너 블랙먼은 당시 38세 늦은 나이에 '푸시 갈로어' 역할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또 다른 스웨덴의 원로 배우 막스 폰 시도우도 90세의 나이로 지난해 4월 세상을 떴다. 영화 '엑소시스트'에서 악마를 물리치는 신부 역활로 우리에게 친숙하다. 이란 이라크 전쟁의 휴전을 중재했던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 전 UN사무총장도 같은 달 운명했다.
7월 / 엔니오 모리코네
이탈리아 출신의 영화음악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는 7월6일 만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모리코네는 낙상으로 대퇴부 골절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아오다가 숨을 거뒀다. 로마 출신인 모리코네는 시네마 천국, 미션, 황야의 무법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의 주제곡을 작곡하는 등 500편이 넘는 영화음악을 만들었다.존 트래볼타의 부인이자 영화 트윈스와 제리 맥과이어 등으로 널리 알려진 배우 켈리 프레스톤도 2년간의 암 투병 끝에 7월 생을 마감했다.
8월/ 채드윅 보스만
마블 영화 '블랙팬서'의 주인공 채드윅 보스만은 8월28일 대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현 43세. 그는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서 부인 등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눈을 감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보스만은 모든 고통을 이겨냈고 여러분들이 정말 사랑했던 많은 영화 속에서 이를 보여줬다"며 "'마블'에서부터 'Da 5블러드'까지, 모든 영화들은 그의 셀 수 없는 고통과 항암 과정 속에서 촬영됐다"고 전했다.9월 /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진보의 아이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은 9월18일 췌장암 전이에 따른 합병증으로 워싱턴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7세. 긴즈버그는 미국 진보의 아이콘, 페미니즘의 선구자로 불릴만큼 파격적인 판결을 여럿 내린 인물이다.그는'sex(성)'라는 말을 사용하면 남성 판사들이 산만해질 것이라며 대신 'gender(젠더)'라는 말을 최초로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시대의 가장 논쟁적인 사회 문제에 대해 27년간 꾸준히 진보적인 표를 던져왔다. 특히 여성낙태권, 동성결혼 등 미국 사회의 불평등에 있어서 약자에 힘을 보태며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았다.
쿠웨이트의 세이크 사바 알 아하마드 알 시바 국왕과 '레게 음악의 전설' 튜츠 히버버트도 각각 지병과 코로나로 인해 사망했다.
10월 / 다카다 겐조, 반 헤일런, 이건희 회장, 숀 코너리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다카다 겐조는 코로나19로 10월4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1세. 1939년 일본 히메지에서 태어나 분카패션대학을 졸업한 겐조는 1964년 파리로 넘어와 1970년 첫 번째 매장 문을 열었다. 프랑스에서 성공을 거둔 최초의 일본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한 겐조는 1993년 자신의 브랜드를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에 매각했고, 6년 뒤 자리에서 물러났다.'양손 해머링' 연주법으로 록 음악계를 평정한 기타리스트 에드워드 반 헤일런이 10월6일 암으로 사망했다. 향년 65세. 1983년 마이클 잭슨의 '비트 잇'의 기타 솔로 연주로 이름을 알린 반 헤일런은 그해 말에 앨범 '1984'을 내고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다. 이 앨범은 미국에서만 1000만장 이상이 팔렸고 수록곡 '점프'는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올랐다.
AP통신은 10월25일 사망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다뤘다. 통신은 작은 TV 제조업체였던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가전업체로 탈바꿈 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부패로 인해 리더십도 손상됐다고 전했다.
첩보 영화 시리즈 '007'에서 1대 제임스 본드 역할을 연기한 원로 영화 배우 숀 코너리는 10월31일 사망했다. 향년 90세. 영국 태생인 코너리는 1962년 제작된 007시리즈 첫 작품인 '007 살인번호'(원제 Dr. No)에서 최초의 제임스 본드 역할을 맡았다. 코너리는 007시리즈 이외에도 '오리엔트 특급살인'(1974년), '장미의 이름'(1986), '언터처블'(1987년),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1989년), '더록'(1996년)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고 2006년 공식 은퇴했다.
11월 /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출신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는 11월25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향년 60세.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축구 전설이자 영웅이다. 브라질의 펠레와 더불어 아르헨티나를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12월/ 피에르 가르뎅, 조지 블레이크
프랑스의 세계적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이 98세의 일기로 세상을 떴다. 같은 달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프랑스 대통령도 삶을 마감했다. 그는 말년에 독일 여기자 성추행 혐의로 피소돼 이미지를 구겼다. 영국 스파이로 활동하며 러시아의 이중 첩자 역활을 해 조국에 치욕을 안겨줬던 조지 블레이크도 지난달 사망해 러시아에서 성대한 장례식이 치러졌다.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