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서 루카셴코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 재개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3일(현지시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집권 연장에 항의하는 야권 시위가 새해 들어 처음으로 재개됐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야권 지지자들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시내 여러 구역에서 소규모 그룹별로 모여 지난해 8월 대선 승리로 6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퇴진과 재선거 실시를 요구하는 주말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경찰의 저지로 시내 중심가에 대규모로 모이는 것이 어려워지자 구역별로 수십~수백 명씩 모이는 새로운 형태의 산발적 시위를 벌여오고 있다.

시위대는 야권 저항의 상징인 '백색-적색-백색' 3색 띠 깃발이나 우산을 들고 행진하며 '잊지 않을 것이다.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믿는다, 할 수 있다. 승리할 것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당국의 시위대 강경 진압과 폭력에 항의하고, 루카셴코 대통령 축출과 대선 재실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표시하는 구호들이었다.

일부 주민들은 시내 벨라루스 국립대학교 언론학부 인근에서 체포된 기자들에 연대를 표시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벌어진 시위 규모와 연행자 수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벨라루스에선 지난해 8월 9일 대선에서 26년째 장기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대규모 저항 시위가 주말마다 계속되고 있다.

야권은 루카셴코 대통령 사퇴와 새로운 총선 및 대선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루카셴코는 자국 군부와 권력기관의 충성,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지난해 9월 23일 취임해 6기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야권의 요구를 수용한 자진 사퇴는 있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