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신동빈 "위기를 도약의 디딤돌로…강한 실행력 필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2021년 신년사

▽ "핵심기능 제 역량 발휘했는지 돌아봐야"
▽ "'경기회복 주도' 자발적인 태도 필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임직원에게 자발적인 참여와 강력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한 시너지 창출을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사진=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4일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은 임직원에게 자발적인 참여와 강력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한 시너지 창출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이날 새로 연 그룹포털 홈페이지를 통해 신년사를 발표하고 “눈 앞의 벽에 절망할 것이 아니라, 함께 벽을 눕혀 도약의 디딤돌로 삼는 한 해를 만들자”고 임직원을 격려했다.신 회장은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해 힘든 한 해를 보낸 임직원을 격려하며 새해 인사를 전했다.

신 회장은 이어 “지금까지 우리는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할 정도로 탄탄한 경쟁력을 쌓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유례없는 상황에 핵심역량이 제 기능을 발휘했는지 돌아보자”고 제안하며 세 가지 사항을 당부했다.

우선 강력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한 시너지 창출을 요구했다. 신 회장은 "그동안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지금껏 간과한 위험요소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자”며 “주변 위험요인에 위축되지 말고 각 회사가 가진 장점과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만드는 데 집중해 달라”고 말했다.또한 위기 극복을 위한 임직원의 자율적 참여를 촉구했다. 신 회장은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때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된 자세와 경기회복을 주도하겠다는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능한 인재들이 '베스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며 “임직원이 더 많은 자율성을 가질수록 위기상황에 더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로 신 회장은 “고객과 사회로부터 받은 신뢰를 소중히 지켜나가며, 긴 안목으로 환경과의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스타트업을 비롯한 다양한 파트너들과 경계를 허물고 소통하며,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협업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을 당부했다.

신 회장은 인권운동가 안젤라 데이비스의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는 말을 인용해 “눈 앞의 벽에 절망할 것이 아니라, 함께 벽을 눕혀 도약의 디딤돌로 삼는 한 해를 만들자”고 강조했다.다음은 신 회장의 신년사 전문이다.
롯데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그 무엇보다 임직원분들께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2021년 새해를 맞이하고 계시길 바랍니다. 올해는 우리 모두가 소중했던 일상의 행복을 되찾고, 각자 소망하는 일을 이룰 수 있었으면 합니다.

지난해 저는 전대미문의 어려움을 극복하려 애쓰고 계시는 임직원 여러분을 응원하고자 여러 현장을 찾았습니다. 친환경 소재 발굴로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가고 있는 최전선의 활력을 체감할 수 있었고, 디지털 변혁을 주도할 스마트팩토리 시설도 확인했습니다. 고객의 안전을 위해 위생과 방역에 온 힘을 쏟던 임직원 여러분의 굵은 땀방울도 기억합니다.악전고투의 현장에서, 마스크 위로 보이던 여러분의 눈빛에서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결의를 읽었습니다. 이제는 일상이 된 화상회의에서도, 화면 너머 여러분의 뜨거운 열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남아 있지만, 우리는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극도로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성장의 기회를 슬기롭게 모색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곳도 있지만, 아쉽게도 아직 많은 부문이 해결책을 찾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할 정도로 탄탄한 경쟁력을 쌓아왔다고 자부했습니다. 하지만 유례없는 상황에 우리의 핵심역량이 제 기능을 발휘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그동안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지금껏 간과했던 위험요소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합시다. 그래야만 앞으로 반복될 팬데믹 상황도 지혜롭게 헤쳐갈 수 있을 것입니다. 대내외 여건이 불안정할수록 기업의 경쟁력과 위기관리 능력만이 성패를 가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주변 위험요인에 위축되지 말고 신축성 있게 대응해 나갑시다. 각 회사가 가진 장점과 역량을 합쳐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강력한 실행력으로, 시너지 창출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하나하나 함께 제거해 나갑시다.

다음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모든 임직원의 자율적 참여가 절실합니다. 단순히 코로나19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겠다는 생각만으로, 연기됐던 사업들을 꺼내 반복해서는 성공할 수도, 성장할 수도 없습니다.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때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된 자세와 경기회복을 주도하겠다는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노력해 주셨으면 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5년 후, 10년 후에도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이면서도 책임감 있게 업무에 임해주십시오. 각 포지션에 배치된 유능한 인재들이 베스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저부터 앞장 서겠습니다. 임직원 모두가 더 많은 자율성을 가질수록 위기 상황에 더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고객과 사회로부터 받은 신뢰를 소중히 지켜나가며, 긴 안목으로 환경과의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해야합니다. 스타트업을 비롯한 다양한 파트너들과는 경계를 허물고 소통하며,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협업 생태계를 만들어갑시다. 이런 노력은 시장에서 우리의 가치를 재평가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롯데 가족 여러분, 우리는 지난 반세기 동안 크고 작은 위기를 이겨내며 성장해왔습니다. 거센 파도를 거듭 넘어설 수 있었던 힘은, 바로 롯데 임직원 여러분들의 끊임없는 도전정신에서 나왔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롯데의 숨은 영웅입니다. 2021년, 여러분의 강인한 의지와 열정을 한 번 더 부탁 드립니다.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Walls turned sideways are bridges).’인권운동가 안젤라 데이비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눈 앞에 벽이 있다고 절망할 것이 아니라, 우리 함께 벽을 눕혀 도약의 디딤돌로 삼는 한 해를 만듭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꼭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하루빨리 마스크를 벗고 임직원 여러분의 환한 미소를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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