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큰 그림…"올해 중요한 변곡점, 신성장동력으로 대전환"

현대차, 울산공장 사고로 신년회 취소 [이슈+]

▽ 정의선 "2021년 중요 변곡점…친환경·미래기술·경쟁력 혁신"
▽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평화로운 삶' 실현이 사명
▽ "안전한 환경 조성과 사고 예방에도 총력" 강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1년은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을 이루는 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새해를 맞아 4일 그룹 임직원에게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과 안전을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메일을 통해 새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당초 온라인 방송으로 신년회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전일 울산공장에서 협력업체 직원 사망 사고가 발생하며 애도 차원에서 취소됐다.정 회장은 "2021년은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뤄지는 해가 돼야 한다"며 새로운 도전과 변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안전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정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변화를 미리 준비한 기업만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1년을 미래 성장을 가름 짓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삼아 새로운 시대의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친환경시장 지배력 확대 △미래기술 역량 확보 △그룹 사업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도 밝혔다.

전기차·수소연료전지로 친환경 브랜드 변모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 좌측부터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 사진 = 현대차
현대차그룹은 우선 '글로벌 친환경 선두 브랜드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최근 발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신차는 더욱 편리하고 안전할 것"이라며 "고객의 다양한 취향과 니즈를 반영한 이동수단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현대차 아이오닉5를 필두로 기아차 준중형 전기차, 제네시스 크로스오버 전기차 등 E-GMP가 적용된 전용 전기차를 출시한다. E-GMP는 전기차만을 위한 최적화 구조로 설계돼 1회 충전으로 500km 이상(국내기준) 주행할 수 있으며,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충전기 이용 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해 탄소중립 실현도 추진한다. 정 회장은 “수소연료전지는 ‘인류를 위한 수소’라는 뜻을 담은 브랜드 ‘HTWO’를 바탕으로 다양한 모빌리티와 산업영역의 동력원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자동차는 물론 선박, 발전기, 열차 등의 동력원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산업 분야 공급 확대를 위해 수소에너지 신사업 브랜드 ‘HTWO’도 만들었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에도 적용 가능한 차세대 시스템도 개발하기로 했다.

레벨4 자율주행 실험…혁신적 모빌리티 기술 구현

현대차는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을 통해 레벨4 무인 자율주행 실험에 나선다. 사진=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미래기술 역량 확보와 관련해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을 위한 신기술 투자도 지속 확대해 미래시장을 선점하겠다"며 세부적으로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그리고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혁신적인 모빌리티 기술을 구현하겠다"고 제시했다.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2022년 양산차에 레벨3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고 2023년 로보택시 등 자율주행 상용화 서비스 사업을 추진한다.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을 통해 미국 네바다주 공공도로에서 레벨4 무인 자율주행을 실험하고, 2023년 미국 주요 지역에서 자율주행 상용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차량 주행보조, 정밀지도 연계 네비게이션, 각종 커넥티드 및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등이 밀접하게 상호 작용하는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추진하고 승객 및 화물 운송 시장을 모두 아우르는 UAM 제품군 개발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2026년 화물용 무인 항공 시스템(UAS)을 시작으로 2028년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내놓을 방침이다. 로보틱스 분야는 최근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손잡고 착용형 로봇과 생산·물류 자동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품질과 안전에는 타협 없어야…"깊은 애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사진=현대차
정 회장은 품질과 안전에도 신년 메시지의 방점을 찍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존중의 첫걸음인 품질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임직원과 협력사 모두가 품질과 안전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는 자세로 완벽함을 추구할 때 비로소 고객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3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발생한 협력업체 직원의 사망 사고에 애도를 표하며 안전한 환경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경찰에 따르면 협력업체 직원 A씨는 시험 가동을 하던 전기차 생산라인에서 고철을 압축하는 장비에 끼어 사망했다.

현대차는 이날 사내 방송으로 이뤄질 예정이던 신년회를 취소하고 서신으로 대신했다. 현대차는 임직원들에게 "안타까운 소식과 함께 오늘 예정됐던 신년회 취소를 알린다"며 "진심으로 깊은 애도를 표한다. 회사는 이와 같은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도 서신에서 "진심으로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히고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안전한 환경조성과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전 임직원들은 다시 한번 안전에 대한 의식을 확고히 고취하고,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다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은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만 가능하다"며 "우리의 마음과 역량이 합쳐진다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또한 "그룹 임직원 모두가 변함없이 지켜가야 할 사명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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