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앞당긴 디지털전환…유통 총수들 "바꿔야 산다"

유통업체 CEO 신년사 키워드…'위기'·'변화'·'고객' [이슈+]

▽ 신동빈 "위기를 도약의 디딤돌로…강한 실행력 필요"
▽ 정용진 "반드시 이기는 한 해…위기는 새로운 기회"
▽ 정지선 "고객의 본원적 가치 찾아 미래 성장 준비"
​​​​​​​신축년(辛丑年)을 맞은 유통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4일 임직원에 위드 코로나 시대 시장 판도 재편에 따른 기민하고 능동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각 사 제공
신축년(辛丑年)을 맞은 유통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4일 임직원에 위드 코로나 시대 시장 판도 재편을 이겨낼 수 있는 기민하고 능동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위기 속 디지털 전환(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속도가 한층 빨라진 만큼 기회요인 찾기를 주문하고 나선 모습이다.

유통가 오너 신년사…'위기'·'변화'·'고객' 강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임직원에 자발적인 참여와 강력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한 시너지 창출을 강조했다. 그룹포털 홈페이지를 통해 신년사를 발표한 신 회장은 “눈 앞의 벽에 절망할 것이 아니라, 함께 벽을 눕혀 도약의 디딤돌로 삼는 한 해를 만들자”며 이 같이 밝혔다.신 회장은 우선 강력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한 시너지 창출과 위기 극복을 위한 임직원의 자율적 참여를 요구했다. 신 회장은 "그동안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지금껏 간과한 위험요소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자”며 “주변 위험요인에 위축되지 말고 각 회사가 가진 장점과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만드는 데 집중해 달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또한 “고객과 사회로부터 받은 신뢰를 소중히 지켜나가며 긴 안목으로 환경과의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스타트업을 비롯한 다양한 파트너들과 경계를 허물고 소통하며,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협업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을 당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역시 임직원에게 "'지지 않는 싸움을 하겠다'는 과거의 관성을 버리고 '반드시 이기는 한해'를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정 부회장은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이 급격하게 재편되는 올해가 되레 최상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하며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고 10년, 20년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로 도전해달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고객을 향한 불요불굴(不撓不屈) △구성원 간 원활한 협업과 소통 △ 다양성을 수용하는 조직문화 등 세 가지 중점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리테일 시장의 온라인 전이가 최소 3년 이상 앞당겨진 점을 고려해 디지털 전환을 이끌 인재가 절실하다고 전했다.

정 부회장은 '절대 후회하지 마라. 좋았다면 멋진 것이고, 나빴다면 경험인 것이다.'란 소설가 빅토리아 홀트의 명언을 인용해 “새로운 기회를 잡을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신세계그룹을 스스로 재정의하는 한 해로 만들어달라”고 재차 당부했다.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정지선 회장도 새로운 성장 기회 창출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 회장은 “유례없는 코로나19와 경기 침체 지속, 그리고 디지털 전환을 축으로 한 산업 패러다임의 급변으로 어려운 사업 환경이 예상된다"며 "변화의 흐름을 읽고 잠재적인 고객의 니즈를 찾아내는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고객의 본원적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에 나서야 한다고 정 회장은 촉구했다. 그는 "고객의 ‘페인 포인트(불편함 등 부정적 의견)’와 가장 이상적으로 기대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며 “고객의 본원적 욕구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답을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가치를 찾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도전을 장려하는 조직문화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성공과 실패의 학습효과가 축적될 때 ‘혁신’이 가능하고, 개인과 조직이 성장하는데 밑바탕이 되는 ‘자신감’도 얻을 수 있다”며 "리더는 실패가 성공의 반대가 아니라 일부분이란 인식을 갖고 구성원이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