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기업] 김종철 멕아이씨에스 대표 “코로나19로 ‘퀀텀점프’…5년 후 매출 3000억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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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아이씨에스는 지난해 코로나19를 발판 삼아 퀀텀점프 했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공호흡기를 생산하고 있다. 2019년 129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3분기까지 524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인공호흡기 수주 금액은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폴란드로 인공호흡기를 공급하는 42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으면서다. 영업이익률은 48.9%에 달한다. 김종철 멕아이씨에스 대표는 “2025년까지 매출 3000억 원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멕아이씨에스는 국내 최초로 인공호흡기를 개발한 기업이다. 생체신호 측정·인공호흡 융합 기술과 고유량 호흡치료 기술, 고빈도 인공호흡 기술 등을 기반으로 환자감시장치, 인공호흡기 및 호흡치료기 등을 개발해 국내 요양병원과 종합병원 등에 공급하고 있다.인공호흡기 자체가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악화되지 않고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인공호흡기는 치료기기에 해당한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치료 과정에서 호흡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환자가 병을 이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면서 “인공호흡기의 도움 없이는 환자를 치료할 수 없고 환자의 사망률도 줄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인공호흡기 자체 설계와 제조기술을 확보한 기업은 세계에서 12개에 불과하다고 했다. 세계 생산능력(CAPA)은 연간 10만대 수준이다. 그만큼 기술 장벽이 높은 분야라는 것이다. 또 호흡 관련 장비는 기계에 대한 이해와 함께 폐 등 신체에 대한 지식도 융합돼야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멕아이씨에스는 지난해 폴란드를 포함해 20여개국에서 1000억 원에 가까운 인공호흡기 공급계약을 수주했다. 아랍에미리트 칠레 베트남 파키스탄 등 주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계약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인공호흡기에 대한 세계적 수요는 88만대에 달하지만, 10개 이상의 인공호흡기 제조 기업이 선진국에 있어 방역 인프라가 취약한 동유럽 아시아 중남미 국가들은 팬데믹 상황에서도 인공호흡기를 구할 수 없었다”고 했다. 멕아이씨에스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인공호흡기를 수출하게 된 배경이다.이 회사가 수출하는 제품은 중증형 인공호흡기 ‘MV2000’이다. 상태가 심각한 환자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제품이다. 중앙공급장치로부터 고압의 공기와 산소를 공급받아 환자에게 호흡을 지원한다. 신생아에서 중환자실 입원 단계의 기도삽관이 필요한 환자에게까지 사용된다. 멕아이씨에스는 2019년까지 월 평균 200대 생산하던 인공호흡기 생산능력을 지난해 월 2000대까지로 크게 늘렸다.
호흡치료기로 선진국 시장 공략
김 대표가 생각하는 회사의 게임 체인저는 ‘호흡치료기’다. 호흡치료기 ‘HFT700’은 폐질환 치료뿐만 아니라 중환자실 이전 단계의 비(非)중증 환자에게 사용 가능하다. 가장 간단한 산소치료인 고유량 호흡치료부터 양압치료, 인공호흡까지 비침습적 호흡치료에 필요한 세 가지 기능을 모두 갖고 있다. 삽관식 인공호흡을 제외한 모든 호흡치료 대상 환자에 적용 가능한 세계 유일의 제품이란 설명이다.김 대표는 “기존에는 간단한 호흡치료 장치부터 병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장치까지 제품들이 나눠져 있어 각 단계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여러 대의 장비가 있어야 했다”며 “멕아이씨에스의 호흡치료기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고령화 사회에 호흡 질환 환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전략적으로 개발해온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HFT700는 미국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인공호흡기는 기존 회사들의 진입장벽이 높아 선진국으로 수출이 어려웠지만, 호흡치료기는 멕아이씨에스만의 제품으로 선진국 수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미 이탈리아와 영국에는 1차 선적 물량을 보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 올해 1만여대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는 거의 모든 매출이 인공호흡기였지만, 올해는 호흡치료기 매출이 전체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FT700는 코로나19 환자 치료에도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정부는 최근 멕아이씨에스에 HFT700를 긴급 요청했다. 회사는 430대를 주문받아 320대를 국내 병원에 설치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도 기다리고 있다. 최근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도 미국 시장 진출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다. 멕아이씨에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200억 원을 미국 현지법인에 출자할 계획이다. 운영비와 마케팅, 공장 설립 비용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수요 여전할 것”
김 대표는 호흡기 질환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미리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모든 국가의 의료 시스템이 방역 중심으로 바뀌었듯, 앞으로도 새로운 의료 시스템과 수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인구 고령화와 호흡기 질환의 증가에 대비해 사회안전망 성격의 의료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 인공호흡기 수요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란 시각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인공호흡기와 호흡치료기는 한번 설치하면 유지 보수와 소모품이 계속해서 필요하다”며 “한번 설치한 인공호흡기는 쉽게 교체하기도 어렵고 연속적인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소모품에 대한 매출은 기기 비용의 30~70%로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어느 질병이든 환자에 대한 치료 과정에서 호흡치료 기기는 쓰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2025년에 3000억 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한국의 의료보험 정책은 대형병원 위주여서 가정에서 폐질환을 겪던 환자들도 대형병원 중환자실로 가야만 호흡치료를 받을 수 있는 양극화된 구조”라며 “가정과 대형병원 사이에서 적정한 호흡치료를 받는다면, 중환자 비율을 낮추고 보험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일본의 경우 30만 명이 가정과 대형병원 사이에서 호흡치료를 받고 있어 한국의 호흡치료기 시장도 이러한 방향으로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다.
대부분의 인공호흡기 회사와 달리 멕아이씨에스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체 기술과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 점도 강점이라고 했다. 또 지난해 말부터 외주 생산 없이 모든 제품을 자체 생산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올해도 지난해 이상의 매출을 낼 것으로 자신한다”며 “지난해 코로나19를 계기로 회사를 세계적으로 알리며 기술력과 제품 효능을 인정받은 만큼,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월호에 실립니다.
멕아이씨에스는 국내 최초로 인공호흡기를 개발한 기업이다. 생체신호 측정·인공호흡 융합 기술과 고유량 호흡치료 기술, 고빈도 인공호흡 기술 등을 기반으로 환자감시장치, 인공호흡기 및 호흡치료기 등을 개발해 국내 요양병원과 종합병원 등에 공급하고 있다.인공호흡기 자체가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악화되지 않고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인공호흡기는 치료기기에 해당한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치료 과정에서 호흡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환자가 병을 이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면서 “인공호흡기의 도움 없이는 환자를 치료할 수 없고 환자의 사망률도 줄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인공호흡기 자체 설계와 제조기술을 확보한 기업은 세계에서 12개에 불과하다고 했다. 세계 생산능력(CAPA)은 연간 10만대 수준이다. 그만큼 기술 장벽이 높은 분야라는 것이다. 또 호흡 관련 장비는 기계에 대한 이해와 함께 폐 등 신체에 대한 지식도 융합돼야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멕아이씨에스는 지난해 폴란드를 포함해 20여개국에서 1000억 원에 가까운 인공호흡기 공급계약을 수주했다. 아랍에미리트 칠레 베트남 파키스탄 등 주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계약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인공호흡기에 대한 세계적 수요는 88만대에 달하지만, 10개 이상의 인공호흡기 제조 기업이 선진국에 있어 방역 인프라가 취약한 동유럽 아시아 중남미 국가들은 팬데믹 상황에서도 인공호흡기를 구할 수 없었다”고 했다. 멕아이씨에스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인공호흡기를 수출하게 된 배경이다.이 회사가 수출하는 제품은 중증형 인공호흡기 ‘MV2000’이다. 상태가 심각한 환자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제품이다. 중앙공급장치로부터 고압의 공기와 산소를 공급받아 환자에게 호흡을 지원한다. 신생아에서 중환자실 입원 단계의 기도삽관이 필요한 환자에게까지 사용된다. 멕아이씨에스는 2019년까지 월 평균 200대 생산하던 인공호흡기 생산능력을 지난해 월 2000대까지로 크게 늘렸다.
호흡치료기로 선진국 시장 공략
김 대표가 생각하는 회사의 게임 체인저는 ‘호흡치료기’다. 호흡치료기 ‘HFT700’은 폐질환 치료뿐만 아니라 중환자실 이전 단계의 비(非)중증 환자에게 사용 가능하다. 가장 간단한 산소치료인 고유량 호흡치료부터 양압치료, 인공호흡까지 비침습적 호흡치료에 필요한 세 가지 기능을 모두 갖고 있다. 삽관식 인공호흡을 제외한 모든 호흡치료 대상 환자에 적용 가능한 세계 유일의 제품이란 설명이다.김 대표는 “기존에는 간단한 호흡치료 장치부터 병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장치까지 제품들이 나눠져 있어 각 단계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여러 대의 장비가 있어야 했다”며 “멕아이씨에스의 호흡치료기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고령화 사회에 호흡 질환 환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전략적으로 개발해온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HFT700는 미국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인공호흡기는 기존 회사들의 진입장벽이 높아 선진국으로 수출이 어려웠지만, 호흡치료기는 멕아이씨에스만의 제품으로 선진국 수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미 이탈리아와 영국에는 1차 선적 물량을 보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 올해 1만여대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는 거의 모든 매출이 인공호흡기였지만, 올해는 호흡치료기 매출이 전체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FT700는 코로나19 환자 치료에도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정부는 최근 멕아이씨에스에 HFT700를 긴급 요청했다. 회사는 430대를 주문받아 320대를 국내 병원에 설치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도 기다리고 있다. 최근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도 미국 시장 진출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다. 멕아이씨에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200억 원을 미국 현지법인에 출자할 계획이다. 운영비와 마케팅, 공장 설립 비용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수요 여전할 것”
김 대표는 호흡기 질환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미리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모든 국가의 의료 시스템이 방역 중심으로 바뀌었듯, 앞으로도 새로운 의료 시스템과 수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인구 고령화와 호흡기 질환의 증가에 대비해 사회안전망 성격의 의료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 인공호흡기 수요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란 시각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인공호흡기와 호흡치료기는 한번 설치하면 유지 보수와 소모품이 계속해서 필요하다”며 “한번 설치한 인공호흡기는 쉽게 교체하기도 어렵고 연속적인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소모품에 대한 매출은 기기 비용의 30~70%로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어느 질병이든 환자에 대한 치료 과정에서 호흡치료 기기는 쓰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2025년에 3000억 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한국의 의료보험 정책은 대형병원 위주여서 가정에서 폐질환을 겪던 환자들도 대형병원 중환자실로 가야만 호흡치료를 받을 수 있는 양극화된 구조”라며 “가정과 대형병원 사이에서 적정한 호흡치료를 받는다면, 중환자 비율을 낮추고 보험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일본의 경우 30만 명이 가정과 대형병원 사이에서 호흡치료를 받고 있어 한국의 호흡치료기 시장도 이러한 방향으로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다.
대부분의 인공호흡기 회사와 달리 멕아이씨에스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체 기술과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 점도 강점이라고 했다. 또 지난해 말부터 외주 생산 없이 모든 제품을 자체 생산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올해도 지난해 이상의 매출을 낼 것으로 자신한다”며 “지난해 코로나19를 계기로 회사를 세계적으로 알리며 기술력과 제품 효능을 인정받은 만큼,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월호에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