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징계 내린 인사마저…"공소청 설치는 저도 반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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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주제 JTBC 신년토론4일 '검찰개혁 운명은?' 주제로 진행된 JTBC '신년특집 대토론' 참석자들이 검찰개혁에 있어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는 필요하지만 그 일환으로 추진하는 공소청 설치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공수처, 사찰기구 전락하면 어떻게 견제하나"
특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대신해(검사징계위원회 직무대리)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결정한 인사마저 공소청에 대해 "굳이 만들 이유가 있느냐"고 언급해 이목을 끌었다.이날 토론에 출연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정권 초기 특수부를 늘리면서 검찰에 힘을 실어줬다"고 지적했다. "그게 맞다면 처음부터 그런 방향으로 갔어야 하는데 이제 와서 방향을 바꿨다"고도 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형태의 검찰개혁엔 동의하면서도 그간 정부가 보여온 행보가 정 반대라 진정성이 부족하단 점을 꼬집었다. 진중권 전 교수는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검찰개혁의 취지와 절차 모두 옳다고 보는 이는 17%밖에 안된다. 국민 대부분 (현 정부 추진 검찰개혁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태섭 전 의원도 수사와 기소 분리에 동의하면서도 "검찰 최강의 특수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생겼다. 윤석열 총장이 말을 잘 듣고 청와대와 관계가 좋을 때 특수부를 강화했다"고 짚은 뒤 "원전과 조국 일가를 수사하니 '원래부터 우리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려 했다'면서 태도를 바꿨다. 보복성이 없다고 볼 이가 있겠느냐"고 꼬집었다.이어 "수사 방향을 보고 검찰을 겁박하는 것 아니냐. 정권에 부담이 되는 수사하면 안 된다는 신호를 주는 행위"라면서 "지금처럼 분리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상대 측 토론자로 나선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렇다면 20대 국회에서 입법을 하지 그랬느냐"고 비판하자 금태섭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첫 번째 아니면 두 번째 법안으로 개정안을 냈다"고 반박했다.
공수처 없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내용의 법안을 일찌감치 냈지만, 당시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의미다. 금태섭 전 의원은 "단순히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려면 공수처도 필요하지 않다"고도 덧붙였다.그러자 윤석열 총장 징계를 결정한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도 "공소청 설치에는 저도 반대한다"고 발언했다. 정한중 원장이 이같이 언급하자 공소청 설치 골자의 법안을 발의한 김용민 의원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김용민 의원이 정한중 교수를 제지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토론 진행자인 손석희 전 앵커가 "옆에 앉았다고 같은 주장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자제를 요구하기도 했다.김용민 의원을 제외한 토론 참석자들은 공수처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여당에서는 한동훈 검사장을 악마처럼 보는데 한동훈 검사장을 공수처장에 앉히겠다고 하면 동의할 수 있겠느냐. 어떻게 통제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정한중 원장 역시 "공수처에 통제장치가 없다는 데 동의한다. 국회에서 탄핵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용민 의원은 "국회에서 공수처를 견제할 탄핵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공수처 검사는 승진 유인이 없기에 공수처장을 견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공수처장에 누가 앉더라도 내부 견제가 가능해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금태섭 전 의원은 "공수처 검사는 3년씩 9년까지 있을 수 있다. 승진 유인이 없으니 공수처장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반대로 권한을 남용하는 행위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양면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 교수(정한중 원장)도 공수처가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를 가능성이 있다고 논문에 적었다"며 "언제든 사찰기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한 가능성에는 공수처를 추진했던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도 동의했다. 사찰기구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게 문제"라고 거듭 반론을 폈다. 이어 "검찰의 힘이 강해서 문제라면 검찰의 힘을 빼면 된다. 헌데 더 강력한 공수처를 만들어 검찰을 견제하겠다고 한다"며 "공수처는 어떻게 믿고 통제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