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빵·누룽지까지…펄펄 끓는 아침밥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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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챙기는 간편식 수요 늘어아침 대용식 시장이 식품업체들의 전쟁터가 되고 있다. 곡물 가공식인 ‘그래놀라’부터 누룽지, 호빵까지 ‘더 빠르게, 더 건강하게’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다양한 ‘간편식 아침식사’를 내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건강에 대한 염려가 커지면서 아침을 챙겨 먹는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그래놀라 시장 4년새 2배로
오리온·야쿠르트, 신제품 쏟아내
동원F&B·CJ제일제당, 죽 출시
삼립호빵, 지난달 매출 40%↑
쑥쑥 크는 아침밥 ‘그래놀라’
아침 대용식의 대표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그래놀라는 곡류, 말린 과일, 견과류 등을 설탕이나 꿀, 오일과 섞어 오븐에 구워낸 시리얼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그래놀라 시장 규모는 2017년 384억원에서 지난해 861억원으로 4년간 124% 증가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시장 규모가 1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5일 오리온에 따르면 간편대용식 브랜드 ‘마켓오 네이처’의 그래놀라 제품은 지난해 150억원어치가 팔렸다. 전년 대비 34%의 매출 증가율로, 2018년 출시 후 지금까지 3500만 개가 판매됐다. 오리온은 농협중앙회와 함께 5년 전 합작법인 ‘오리온농협’을 세우고 경남 밀양에 그래놀라 생산 공장을 지었다. 국산 원재료 등으로 차별화한 마켓오 네이처 제품은 딸기, 사과, 단호박 등의 원물이 큼직하게 들어가 씹는 식감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최근 재택근무와 재택학습 등이 늘면서 요거트, 수프, 샐러드 등에 곁들여 먹는 레시피가 SNS에 공유됐다”며 “건강한 한 끼를 찾는 수요를 겨냥해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선식품 아침 배송에 강점을 가진 한국야쿠르트도 아침 대용식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곡물과 견과류를 갈아 넣은 선식 제품 ‘하루곡물’을 선보인 데 이어 ‘잇츠온 그린키트’ ‘내추럴플랜 클래식’ 등 아침 대용 샐러드와 유제품을 강화했다. 최근 농심켈로그와 손잡고 시리얼 6종을 배송비 없이 집으로 배송하고 있다.농심켈로그는 지난달 말 한끼 분량인 50g으로 소포장한 ‘그래놀라 컵 시리얼’을 CJ오쇼핑을 통해 판매하기도 했다. 농심켈로그는 “가정에서 홈쇼핑을 통한 식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전략 제품을 홈쇼핑에서 먼저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누룽지·호빵…다양해지는 대용식
종합식품회사들도 간편한 아침식사 만들기에 나섰다. 마시거나 짜 먹는 간편한 죽 또는 수프류가 경쟁 영역이다. 동원F&B가 짜 먹는 간편 파우치죽 ‘양반 모닝밀’, CJ제일제당이 비비고 죽 파우치형을 내놨다. 닭, 낙지 등의 원물이 들어 있어 포만감을 주면서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CJ제일제당은 또 한 끼 식사로 먹을 수 있는 연두부 제품에 단팥 소스 등을 더한 소포장 제품도 내놨다.오뚜기는 지난달 ‘밥플레이크’라는 아침 대용식을 선보였다. 쌀을 이용한 간편식으로 뜨거운 물만 부으면 누룽지가 되는 제품이다. 지난달 초 500개 한정으로 선보인 이 제품은 자사 온라인몰에서만 판매했는데도 1주일 만에 동이 났다. SNS를 통해 ‘코리안 시리얼’로 입소문이 나자 이달부터 제품 수를 2000개로 늘렸다. 자사몰과 11번가,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에서도 판매하고 있다.SPC삼립의 장수 제품 ‘삼립호빵’도 아침밥으로 인기다. 겨울이 성수기이던 호빵은 전자레인지에 1~2분만 데우면 되는 데다 취향에 맞게 다양하게 고를 수 있어 4계절 아침 대용식이 됐다. 채소, 고기, 불닭, 사천짜장 등 다양한 소를 쓴 제품을 내놓고 있다. SPC삼립은 지난달 온라인을 통한 가정용 호빵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보라/박종필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