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OLED로 대전환"…장비株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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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이어 노트북 OLED 탑재새로운 시장이 열리면 주가는 프리미엄을 받는다. 지난해 말부터 디스플레이 관련주가 꿈틀거리고 있다. 한국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탑재한 애플 아이폰12가 ‘1초에 10대씩’ 팔린 데다 태블릿PC와 노트북 제조사까지 OLED 패널을 탑재하기 시작하면서다. 올해 중소형 OLED 패널 호황으로 추가 투자가 예상되는 만큼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에 투자해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패널 출하량 작년보다 80% 증가
에스에프에이·AP시스템 등 수혜
삼성전자 AP 엑시노스 '반격'
하나마이크론·네패스아크·테스나 등
반도체 테스트업체 실적도 기대
중소형 OLED 설비 투자 예고
LG디스플레이는 5일 1.31% 하락한 1만8800원에 마감했지만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약 23% 올랐다. 올해 흑자전환 기대에 아이폰12 판매량 증가까지 호재로 작용했다. 애플은 5G(5세대) 스마트폰인 아이폰12 시리즈에 처음으로 전 모델에 OLED 패널을 탑재했다. 중소형 OLED 시장 강자인 삼성디스플레이와 후발주자인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OLED 패널을 전량 납품하고 있다. 아이폰12는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폰12 판매량은 약 두 달 만에 5200만 대에 달했다.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아이폰용 OLED 패널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60~80%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과 중국에서 5G 스마트폰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OLED 패널은 LCD(액정표시장치)와 비교해 명암비와 색재현율이 우수하고, 응답 속도도 빨라 5G 스마트폰에 특화돼 있다.
스마트폰뿐만이 아니다. 디스플레이업계는 프리미엄 노트북 제조사에 OLED 패널을 판매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게이밍 노트북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HP 델 아수스 등 글로벌 노트북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OLED를 탑재한 노트북을 선보이고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올해 OLED 노트북 판매가 급증하면 애플은 LCD 아이패드와 LCD 맥북 시리즈용 디스플레이 전략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올해 하반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중소형 OLED 투자 검토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소 연구위원은 “이제 다시 OLED 장비 업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에스에프에이와 AP시스템을 추천했다. 지난해 디스플레이 업황 부진으로 두 회사 모두 작년 초 주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도 “저성장 시대에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산업이 많지 않은데, 중소형 OLED산업은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엑시노스 AP 점유율 확대도 주목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되는 산업의 서플라이 체인도 주목할 만하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가 만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시리즈가 올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엑시노스 시리즈는 2017년 이후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출시된 엑시노스 990은 성능 문제 등으로 자사 스마트폰인 갤럭시S 시리즈에서도 점유율이 줄었다. 2019년 3분기 16%였던 삼성전자의 글로벌 AP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12%까지 하락했다.올해는 반격을 노린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력 제품인 엑시노스 2100과 1080은 뛰어난 공정 경쟁력과 제품 성능, 가격 경쟁력 등으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하이엔드 제품인 엑시노스 2100은 경쟁작인 퀄컴 스냅드래곤888과 대등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성능은 비슷한데 가격 경쟁력은 높여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중급 제품인 엑시노스1080은 갤럭시A 시리즈뿐만 아니라 중국의 오포 비보 샤오미 등에 탑재되는 등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한다.키움증권은 엑시노스 서플라이 체인 중 하나마이크론, 네패스아크, 테스나 등에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하나마이크론은 엑시노스 패키지 테스트를, 네패스아크와 테스나는 엑시노스 EDS 테스트를 분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올해 1분기부터 엑시노스 신제품 출시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관련 기업 실적도 연초 이후 성장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