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JP모간·벅셔헤서웨이 뭉쳤는데…헬스케어 벤처 '헤이븐' 문닫는다

왼쪽부터 워런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 AP연합뉴스
아마존과 벅셔해서웨이, JP모간 등 유수한 글로벌기업 세 곳이 공동 설립한 헬스케어 합작사 헤이븐이 출범 3년만에 운영을 종료한다. 직원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해보려는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까다로운 미국 의료서비스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지 못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헤이븐이 다음달 말까지 사업을 정리하고 문을 닫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헤이븐은 2018년 1월 이름난 기업인 세 명이 모여 꾸린 기업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가 헬스케어 벤처를 만들자고 제안해 시작됐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각각 이 계획을 지지했다.

헤이븐은 출범 당시 아마존, 벅셔해서웨이, JP모간 3개사 직원들에게 낮은 가격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윤 추구보다는 투명한 구조로 각 사 직원의 건강관리·의료비용을 낮추겠다는 취지였다.

헤이븐은 보다 간소화된 의료보험 적용, 처방약 가격 인하 등을 이루겠다고 밝혔으나 지난 3년간 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헤이븐은 투자한 세 회사의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 힘들었다”며 "각 사간 우선순위가 달랐고, 서로 요구한 의료 시스템 개선책도 차이가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존 직원 110만명을 비롯해 3개사 직원 수는 150만명에 이른다.

각 기업마다 우선순위가 갈리면서 자체 의료서비스를 만든 기업도 나왔다. 아마존은 2019년 직원용 의료프로그램 '아마존 케어'를 시작했다.

작년엔 버핏 회장이 "헤이븐이 성공적으로 의료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작년 5월엔 아툴 가완데 헤이븐 CEO가 사임했다. 하버드대 교수이자 외과의사인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지원에 집중하겠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세 기업은 헤이븐 해산 후에도 의료 프로젝트에 대한 비공식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헤이븐은 "3사가 비공식협력을 계속해 맞춤 의료 프로그램을 설계해 나갈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다이먼 JP모간 CEO는 "헤이븐은 아이디어 인큐베이터로서 최선의 역할을 했다"며 "우리는 각각 필요에 맞는 프로그램을 설계하기 위해 비공식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이븐 본사 직원 57명은 합작사 해산 후 3사로 나눠 재배치된다.

WSJ는 "헤이븐의 해체는 미국에서 헬스케어·의료시스템을 개선하기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CNBC는 "헤이븐은 설립 당시 미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로 꼽히는 의료시스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으나 이를 이루지 못했다"며 "미국 의료서비스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