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보인 듯 아닌 듯… 윤석열 '신중 모드'

차기대선 여론조사 1위 달리자
與 "왜 정치와 선 안 긋나" 비판

尹, 새해 현충원 방명록에
작년의 '국민과 함께' 표현 빼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이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에 오르면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부터 윤 총장이 여전히 정치에 명확한 선을 긋지 않고 있다는 비판까지 다양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최근 여론조사기관과 언론 등에 자신의 이름을 빼 달라고 요청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일 “나는 언론기관에 (대선 주자) 명단에 넣지 말아 달라고 했다”며 “윤 총장도 여론조사기관에 본인이 직접 (이름을 빼 달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윤 총장을 저격했다. 윤 총장은 지난 3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지지율 30.4%라는 압도적 1위를 기록해 주목받았다.그러나 윤 총장 측은 지난해 이미 수차례 여론조사기관에 대선 후보 명단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조사기관에서 요청한다고 이름을 빼 주는 것도 아닌 만큼 추가 요청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서울행정법원이 여론조사 문제와 관련해 “신청인(윤 총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정한 만큼, 윤 총장이 이제 와서 달리 행동하는 것도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윤 총장이 추후 정치판에 나설 의지가 없다면, 지금이라도 본인의 이름을 빼 달라고 재차 요청해 구설을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러 논란을 의식한 듯 윤 총장은 새해 들어 신중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올해 현충원 방명록에 지난해와 달리 ‘국민과 함께’라는 표현을 뺐다. 지난해 신년사에선 부정부패와 선거범죄 엄단 등의 표현을 써 “정권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 것과 달리, 올해 신년사에서는 형사사법시설 방역과 수사권 조정 대응,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등을 강조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