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번진 BTJ열방센터발 코로나19…가족·지인으로 확산

대전·강원·충북·전남 등지서 연일 확진, 'n차감염' 초비상
방문사실 숨기고 명단도 부정확…방역당국 '자진 검사' 호소

경북 상주 BTJ열방센터를 고리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연쇄감염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 센터를 직접 찾았거나 방문자를 접촉한 뒤 확진되는 'n차 감염'이 꼬리 물고 있지만, 관련자들이 역학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방역에 누수가 생기는 상황마저 초래되고 있다.

5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대전에서는 최근 84명이 BTJ열방센터를 매개로 한 코로나19에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13명은 이 센터를 방문했고, 이들이 다니는 교회를 찾은 교인과 그 가족으로 'n차 감염'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강원도 원주에서는 새해 들어 닷새간 4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세인교회 관련자가 36명에 달한다.

역학조사 결과 이 교회 신도가 작년 11월 28일 BTJ열방센터에 다녀왔고, 같은 달 30일과 12월 7일에는 세인교회가 이 센터를 운영하는 선교단체인 인터콥에 장소를 빌려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주시는 세인교회 관련자 36명이 BTJ열방센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남에서도 이달 4∼5일 5명이 확진됐는데, 순천에 거주하는 3명은 BTJ열방센터 방문자이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연쇄감염자로 조사됐다.

충북 옥천에서는 지난달 28일 대전에 거주하는 옥천소방서 대원 1명(대전 812번)이 확진된 이후 이날까지 이 소방서와 정신질환 치료병원, 중학교 등에서 1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이들 모두 BTJ열방센터를 매개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옥천군보건소 관계자는 "지역사회 감염이 빨라지는 만큼 이상 증상이 있는 주민들은 신속히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충북 음성과 충주에서도 BTJ열방센터 관련 확진자가 1명씩 발생하는 등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청주시에서는 지난달 4일 BTJ열방센터를 방문한 주민이 뒤늦게 확진되면서 이 주민이 다녀간 오근장동 행정복지센터가 폐쇄 조처됐다.

시는 이 주민이 다니는 교회에 대해 2주간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BTJ열방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산이 꼬리 물고 있지만, 감염고리를 끊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상주시를 통해 확보한 방문자 명단이 부정확한데다 어렵사리 찾아낸 방문자들도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대본으로부터 116명의 명단이 통보된 충북도의 경우 이들 중 75명을 검사했고, 12명이 확진됐다.

감염률이 무려 16%에 달한다.

그러나 명단 속 41명은 센터 방문이나 종교활동 자체를 부인하면서 진단검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대전시에는 84명의 명단이 전달됐는데, 시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13명 중 3명만 명단에 포함되는 등 정보 자체가 부정확하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포항시가 파악한 BTJ열방센터 관련자 58명 가운데도 15명은 검사받지 않았다.

일부는 전화기를 꺼놨거나 아예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순천에서는 BTJ열방센터를 다녀온 사실을 숨기고 조사를 거부하는 등 역학조사를 방해한 확진자 1명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방역당국 관계자는 "BTJ열방센터 방문자들이 대부분 연관성을 부인해 감염원 차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검사를 미루다가 자칫 가족이나 지인에게 피해줄 수 있는 만큼 관련자 스스로 신속히 검사를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