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승·스윙스도 호소…전국 헬스장들 항의성 '영업 재개'

"왜 우리만 막나…짧고 굵게 3단계 가자"
4일 경기도 포천시에서 오성영 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장이 자신의 헬스장 문을 열자 경찰이 출동해 체육관 내부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 연장 결정에 헬스장(체육관·gym) 업주들이 반발하며 전국 1000여곳 헬스장이 항의성 영업을 재개했다. 일부 헬스장 업주들은 지난 4일부터 항의 차원에서 헬스장 문을 열고 회원을 받지 않는 '오픈시위'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헬스장을 운영하는 래퍼 스윙스, 대중에게 친숙한 스타 헬스트레이너 양치승까지 나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근 헬스장을 비롯한 실내 체육시설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를 막기 위한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리두기 2.5단계 이상에선 헬스장 영업이 전면 금지되고, 2단계에선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을 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8일 시작해 지난 3일 종료 예정이었던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와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 일부 조치는 오는 17일까지 연장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의 집합금지 기준 관련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헬스보다 격렬한 운동으로 간주될 수 있는 태권도, 무에타이 등은 영업을 허용하고 있다. 헬스장 업주들이 집합금지업종 선정기준이 모호하다는 불만을 제기하는 대목.대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던 50대는 새해 첫날 자신이 운영하던 헬스장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대구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6시40분께 대구 달서구 상인동의 헬스장 업주 A씨가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헬스클럽관장모임'에 따르면 4일 서울과 부산, 경기 지역에서 영업을 재개한 헬스장은 1000여곳에 이른다.

경기 포천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오성영 전국헬스클럽관장협회장은 자신의 SNS에 영업을 재개했다고 밝히면서 "지금이라도 짧고 굵게 (3단계를) 가든지, 아니면 운영금지 때린 수도권 자영업자들 모두 정상으로 돌려놔라"고 촉구했다.스윙스도 SNS에 '코로나 시대, 실내체육시설도 제한적, 유동적 운영이 필요합니다'란 청와대 국민청원 링크를 게재하고 "지금은 장난치는 것이 아니다. 헬스장 4개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이 분야 종사자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더 강하게 같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불 밝힌 헬스장 '항의성 영업 재개' 사진=뉴스1
스윙스가 참여를 독려한 청와대 국민청원은 '필라테스&피트니스 사업자 연맹'에서 올린 것으로 실내 체육시설 수천명의 강사를 대표해 정부에 실효성 있고 형평성 있는 정책을 촉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청원인은 체육시설 집합금지와 관련 Δ실내냐 실외냐 Δ샤워장, 공용용품 사용 제한 Δ시설 크기 대비 사용 인원 제한 Δ운동 구역 구분 Δ회원 예약제 관리 등에 따라 융통성 있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스타 헬스트레이너 양치승 역시 대구 헬스장 관장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 SNS에 글을 올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너무 어려운 시기 동종업계 사람으로서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망한 거나 마찬가지다. 월세와 직원 월급은 계속 나간다"며 근황을 공개했던 그는 "더 좋은 대책들을 제발 부탁드린다. 이 힘든 시기가 하루빨리 종식돼 활기찬 일상이 되찾아지기를 간절히 바라본다"고 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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