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유행' 속 코로나19 사망 누적 1천7명…1년만에 1천명대로

사망자 가운데 60대 이상 고령층 비율↑…요양병원·시설 감염 영향인 듯
"현 상황보다 악화할 때 대비 필요…병상·중환자 치료 역량 점검해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치료를 받던 중 숨지거나 사후 확진된 사망자가 1천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약 1년 만이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사망자는 26명 더 늘어나 국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총 1천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31일(900명) 900명 선을 넘은 지 불과 닷새 만에 1천명 선을 넘은 셈이다. 사망자 수의 빠른 증가는 국내에서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나타난 흐름이다.

신규 사망자는 지난달 15일(13명)부터 이날까지 20일 넘게 두 자릿수를 나타내고 있으며 12월 29일에는 40명까지 치솟기도 했다.

최근에는 하루 20명 안팎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60대 이상 고령 확진자가 많아진 영향이 크다.

실제로 최근 1주일(2020.12.27∼2021.1.2) 동안 방역당국에 신고된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149명으로, 이 가운데 60대 이상은 총 146명(98.0%)에 달한다.

사망자들이 생전 감염 경로를 추정해보면 시설 및 병원 85명(57.0%), 확진자 접촉 14명(9.4%), 지역 집단발생 11명(7.4%), 해외유입 2명(1.3%), 조사 중 37명(24.8%) 등이었다. 사망자 가운데 평소 지병(기저질환)을 앓던 사람은 142명으로, 전체의 95.3%였다.
요양원 및 요양시설, 노인복지센터 등을 중심으로 한 감염이 잇따르면서 고령 환자가 늘어나고, 평소 앓고 있던 지병이 악화하거나 상태가 심각해져 숨지는 악순환이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서울 구로구 미소들 요양병원 및 요양원 사례에서는 전날 0시 기준으로 환자 110명을 포함한 총 210명이 확진됐으며, 인천 계양구에서도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총 49명이 확진됐다.

광주 광산구 효정요양병원의 경우, 지난 2일 첫 확진자(지표환자)가 발생한 뒤 종사자와 입소자, 가족 등 6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방역당국의 긴급현장대응팀이 파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현 추세대로라면 사망자는 당분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아울러 사망 위험이 높은 중환자들이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작년 11∼12월에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사망자 다수가 3차 대유행 시기에 집중됐다"며 "환자 수 자체도 많았지만, 병상 문제 등으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동일집단(코호트) 격리를 통해 '감염존'과 '클린존'을 명확히 구분해 관리해야 하지만 대응 조처가 미흡했고 적절한 치료를 못 받는 경우도 있었다고 천 교수는 분석했다. 그는 "현재 병상은 확보됐지만 누적된 환자가 꽤 있어 당분간 사망자는 늘어날 것"이라며 "지금보다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더 악화했을 때까지도 고려한 계획을 세워 병상 및 치료 역량이 부족하지 않도록 대비·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