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사러 오세요"…편의점, 베이커리 '고급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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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고급 베이커리 잇따라 출시
▽ 간식빵뿐 아니라 식사빵 수요 '증가'
# 1인 가구인 직장인 강신애(가명)씨는 재택근무 돌입 후부터 인근 편의점에서 식사용 빵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아침식사를 챙겨먹기가 번거로워 편의점에서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빵과 샌드위치 등을 찾기 시작한 게 계기였다. 강 씨는 "과거보다 빵 종류가 한층 다양해져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며 "한 번에 생활필수품과 함께 장을 볼 수 있어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강 씨와 같은 식사 대용 수요가 늘면서 편의점 업계가 줄줄이 고급 빵을 선보이고 나섰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슈퍼마켓 GS더프레시와 함께 GS25에 새로운 빵 브랜드 '브레디크'를 선보인다.브레디크는 고품질 베이커리 전문 브랜드를 표방해 식빵과 우유스틱, 모닝롤, 큐브파운드 등 4종의 제품을 선보인다. 물 대신 1A 등급 우유와 1등급 밀가루를 사용한 점이 특징이다. 큐브 모양으로 만든 레몬큐브파운드의 경우 디저트 전문점이나 카페에서 접할 수 있는 맛과 비주얼을 살렸다고 전했다. 브랜드명은 빵을 뜻하는 영어단어 '브레드'와 고품질 제품을 취급하는 점포를 뜻하는 '부티크', 특별하다는 의미의 '유니크'의 합성어다.
GS리테일은 브레디크 상품군을 식사대용, 포켓샌드, 냉장빵, 조리빵, 냉장디저트 등 5개 카테고리로 나눠 개발할 예정이다. 올해 3월까지 50여 가지로 상품수를 늘리기로 했다.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지난달 고급 베이커리 상품군을 선보였다. 허브빵 및 곡물빵과 함께 잼, 소스 등을 세트로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CU는 지난달 24일 프리미엄 베이커리 라인의 첫 상품인 '샹달프 브레드'를 출시했다. 빵과 함께 과일만 졸여 만든 프랑스 잼 샹달프잼과 나무 잼나이프를 묶었다.
크림빵, 단팥빵 등 기존 편의점 인기상품이었던 간식용 빵 외에도 다양한 상품으로 고객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도 프리미엄 건강 베이커리를 선보인다. 식품영양 전문가인 한영실 숙명여대 교수의 맞춤식품연구실과 함께 다양한 건강재료를 활용한 ‘밤단팥빵’, ‘연유크림소보로빵’을 우선 선보였다.편의점들이 베이커리 상품의 고급화에 나선 이유는 기존 인기 상품인 간식용 빵 외에 식사용 빵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편의점 업체들의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CU의 경우 지난달 1~21일 식빵, 모닝롤 등 식사 대용 베이커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5.1% 뛰었다. 같은 기간 CU 베이커리 전체 매출 신장률(10%)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세븐일레븐 베이커리 매출은 전년 대비 9.9% 증가했다. 특히 아침시간대(16.4%)와 주택가(29.5%) 매출이 높게 나타났다. 김종수 GS리테일 상품기획(MD)본부장은 “고객들에게 베이커리 상품이 점차적으로 주식(主食)으로 자리잡고있다"며 "베이커리 전문점 이상의 프리미엄 빵을 선보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호섭 BGF리테일 상품본부 MD는 “치아바타, 포카치아, 통밀빵 등 그동안 편의점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프리미엄 빵들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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