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호프집·PC방 업주들 "보상 없는 영업 제한은 위헌"

"손실보상 없는 감염명예방법은 입법부작위"
지난해 12월29일 서울 중구 명동 한 노래방의 문이 닫혀있다. /사진=연합뉴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호프집·PC방 등 업주들은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영업 제한 조치에 손실보상 규정이 없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참여연대, 자영업자들과 함께 헌법소원

이들은 이날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업 제한 조치의 근거인 감염병예방법과 지방자치단체 고시에는 손실보상에 대한 근거 조항이 없어 자영업자의 재산권·평등권 등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서울 마포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한모 씨는 "방역 당국의 코로나19 확산 방지 노력을 폄훼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간 영업 제한조치에 흔쾌히 협조해왔지만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 씨는 지난해 9월의 경우 전년 대비 매출액이 42.1%에 그쳤고, 통상 손님이 몰리는 12월 매출도 2019년 5700여만원에서 지난해 160여만원으로 2.8%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억8000만원가량으로 전년 대비 57.7% 수준이었지만 상가 임차료는 한 달에 700만원씩 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
코로나19로 인해 PC방 등 자영업 폐업이 늘면서 서울 용산의 한 중고PC업체 창고에 중고 PC 부품이 쌓여 있다. /사진=한경DB

"손실보상 없는 감염명예방법은 입법부작위"

한 씨는 새희망자금 등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보려 했으나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매출이 연간 4억원을 넘어 일찌감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헌법소원을 대리하는 참여연대 소속 김남주 변호사는 "감염병예방법은 이미 어로(고기잡이)를 제한하는 경우 손실을 보상하게 하고 있다"며 "유독 코로나19 영업 제한조치만 법과 고시에 손실보상 대책이 마련돼있지 않다. 이는 평등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손실보상이 없는 감염병예방법은 명백한 입법부작위(헌법이 기본권 보장을 위해 명시적으로 입법 위임을 했음에도 입법하지 않은 경우)"라며 "여기에 기초한 각 지자체 고시는 위헌적인 조치"라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