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일본은 조선을 영구적으로 식민지화하기 위해 농업이민정책을 실시했다. 이 정책에 따라 전북 정읍 화호리에는 다수의 일본인이 이주했고 대규모 농장이 들어섰다.
개간된 화호리의 많은 농지와 대지 소유권은 구마모토 리헤이(熊本利平) 등 많은 일본인에게 이전됐고, 이로 인해 자영농이었던 토착민은 소작농으로 전락했다.
한편 구마모토 리헤이 농장 소속 의사였던 쌍천 이영춘(1903~1980) 박사는 해방 후 열악한 농촌 보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농장 시설을 활용해 화호중앙병원을 설립하고 소작농 치료에 일생을 바쳤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일제강점기 농촌수탈과 해방 후 농촌 보건의 역사가 남아있는 화호리의 학술조사 결과를 담은 '일제강점기 농촌수탈의 기억 화호리Ⅰ'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보고서는 '인문환경 고찰' 부분에서 화호리의 일본인 지주들과 그곳 주민들의 식민지에 대한 기억, 경관을 살펴본다.
'문헌자료 고찰'에서는 신문 기사, 지도, 사진, 공문서 등을 통해 화호리의 역사와 인문지리를 고증하고, '현장조사'에서는 건축물 현황과 사용된 부재의 수종, 식생, 석재 산지 등 근현대 유형자산에 대한 종합적 조사·연구·기록 성과를 수록했다. 연구소는 특히 화호리에 남아있는 적산가옥 6동과 해방 이후 공간변화 등을 디지털 영상자료로 제작해 보고서에 있는 정보무늬(QR코드)를 통해 볼 수 있게 했다.
보고서는 국공립 도서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배포되며,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과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 누리집(www.nrich.go.kr/wanju)에서 열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