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칼럼] "글로벌 오피스 시장 올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전환"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는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타격을 안겨줬다. 시장조사 기관인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RCA)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누적 거래액은 전년 대비 24% 감소한 9434억달러에 그쳤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내 비중이 가장 큰 오피스 시장은 미국의 타격이 가장 컸다. 단지 코로나19 영향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 미국 오피스는 2019년부터 하락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경기를 후행하는 오피스의 특성상 올해 상반기까지 임대료와 매매가 하락이 지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시작됐고 2017년부터 시작된 공급 증가 영향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2021년 하반기부터 대도시 오피스의 순흡수면적(신규 임차면적-공실면적)은 플러스로 반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19가 모든 상업용 부동산을 어려움에 빠뜨린 것은 아니다. 인구 구조나 소비 패턴 등 사회구조적 변화로 물류센터 중심의 산업용 부동산과 주택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RCA에 따르면 2020년 산업용 부동산은 전체 거래의 33%를 차지하는 주요 섹터가 됐다. 스퀘어피트(SF)당 거래가격도 전년 대비 8% 상승했다. 오피스와 물류센터의 기대수익률(캡 레이트) 격차는 미국에선 이미 역전됐다. 유럽은 0.5%p, 아시아는 0.7%p로 축소되며 과거 오피스 대비 낮았던 물류센터의 밸류에이션이 상향되고 있다.현재의 밸류에이션과 이커머스의 성장성을 고려하면 아시아와 유럽 지역 물류센터 투자가 유망하다고 판단한다. 주택시장 내에서는 미국의 싱글패밀리/가든형 멀티패밀리를 긍정적으로 본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도심형 멀티패밀리의 높아진 가격 부담으로 외곽 주택의 가격 메리트가 부각됐다. 이는 주요 수요층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의 합리적 소비에 기인한다.

흔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현재의 부동산 시장을 비교하곤 한다. 그러나 금융위기 당시인 2008~2009년 미국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연평균 600억달러였던 반면, 2020년은 3분기까지 누적 2219억달러에 달한다. 단지 부동산 시장 내 하위섹터별 차이가 커졌을 뿐이다.

금융위기 때 보다 부동산 시장의 회복력이 빠를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금융위기에는 자산 가치 하락과 리파이낸싱의 어려움으로 매도 압력이 거셌던 상황에서 매수 주체가 부재해 금융시스템 붕괴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 내 국부펀드/연기금/기관 등 자본시장의 영향력이 커져 가격 변동성을 완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 미국 부동산 시장의 순유출은 국경을 뛰어넘는 크로스보더 자금과 리츠(REITs)에서 나타난 반면, 기관투자자 자금은 대규모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대체투자 자산으로서 상업용 부동산의 위상을 보여준다.

둘째, 금융위기를 거치며 자산별 디레버리징(부채 감축)과 저금리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와 부채상환계수(DSCR) 등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다. 결론적으로 2021년에는 그간 타격이 컸던 글로벌 오피스 시장이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싱글패밀리 중심의 주택시장과 산업용 부동산 시장은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가격 강세를 예상한다.